LAYOUT 박소영 VIDEO 최대성 ASSISTANT 유새린 LOCATION 블루스퀘어 북파크
소장과 교수 중 어느 일이 더 맞는 거 같나? 직접 사회 문제에 개입하는 역할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일. 비교는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 지금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 기분이다.
전자가 더 성취감이 클 거라고 생각했다. 수학과 나와도 다들 상관없는 곳에 취직 준비하는 세상 아닌가. 물론 그렇다. 그렇기에 교수의 몫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아주대 이전에 포항공대에 있었다. 우수한 애들이 많고, 대부분 수학자의 길을 걷는 학교다. 그들이 훌륭한 학자로 성장하는 걸 보는 기쁨이 있었다. 내가 수학적인 업적을 내는 것과 완전히 다른 만족감을 준다. 그렇지만 이런 전통적인 역할은 이미 포항공대에 좋은 교수님도 많고, 나만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특별히 더 있는 거 같진 않았다. 아주대로 옮긴 이유다. 수학자의 길보다는 수학과를 나와서 다른 분야로 취업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런 아이들을 교육하는 건 이전에 안 해본 일이었다. 내 커리어에서 큰 변화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학의 진정한 장점을 느꼈다. 어디에 가더라도 수학적 사고방식은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그 장점을 인식하게 하고,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수학으로 기여하게끔 인도하는 것. 그런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다.
인터뷰가 잡히고 가장 먼저 영화 < 박사가 사랑한 수식 > 을 봤다. 수학으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따뜻한 영화다. 혹시 좋아하는 수식 있나?
맥스웰 방정식을 좋아한다. 전자기기 물리학에서 나오는 방정식이다. 네 개의 수식인데,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전기와 자기라는 두 개념이 실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연관돼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정식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우아한, 아름다운 방정식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게 그렇게 좋은 건가? 우리의 삶에서도 그 수식 같은 대칭성이 필요하나? 물론. 우주의 질서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대칭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지성과 육체의 공존. 배우 앤 해서웨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할리우드의 미녀 배우지만 물리학에 대한 소양이 깊다. 물리학자하고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영화 < 인터스텔라 > 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일 수 있었고. 마찬가지로 수학자가 아니더라도 데이터의 의미를 읽어내고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는 수학적 소양이 점점 더 중요해질 거다.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눈에 수학적 사고가 깃들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소장님의 대칭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패션과 수학? 옷도 잘 입고 수학도 잘하니까 자라 같은 브랜드 만들면 갑부 되겠다. 자라도 요새는 뭐 유니클로 등 경쟁자가
소장님의
많이 늘어서 위태위태하더라. 정말 교수 수학교실!
임기까지 끝나면 해볼까?
March 2017 maxim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