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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of baseball
야구의 모든 것을 통달한 절대고수 허구연에게 물었다.“ 선생님, 그래서 돔구장은 왜 필요한 건데요?” by 이슬기
야구 해설계의 아이콘, 돔구장의 아버지, 인프라의 화신! 허구연 위원을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야구 해설위원 허구연입니다.
요즘 일정이 무척 바쁘신 거로 압니다. 며칠 뒤엔 미국에 가신다고요? 연초가 되면 매년 갑니다. 이번에도 한 40일 넘게 다녀올 것 같아요. 국내 팀 중에 반 정도가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가고. 또 제가 메이저리그 중계를 해야 하니까, 류현진, 추신수, 강정호, 박병호, 오승환 이런 선수들 보러 가는 거지요. WBC( World Baseball Classic) 결승전까지 보고 올 생각이에요.
미국을 40일이나... 경비는 방송국에서 주는 거죠? 허허허, 방송국이 경비를 주기는 하는데 그렇게 오래는 못 보내주죠. 반 이상은 제 사비로 들어갑니다. 그래도 저는 사정이 나은 편이죠. MBC 본사에서도 해주고, MBC 스포츠 플러스 쪽에서도 도와주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취재 차 외국에 나가실 때뿐만 아니라 야구 관련해서 본인의 사재를 엄청나게 쓰신다고 들었어요. 동남아 쪽에 야구 전파하는 데 아주 열심이시라고요? 그 사업은 수지타산이 맞으시나요? 하하, 제가 해설료를 억 단위를 받아요. 저는 그 돈을 사회에 환원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야구를 통해서 환원하는 게 맞겠죠. 유소년 대회 지원하고, 야구장도 지어주고. 국내에는 익산이랑 강진에 야구장을 만들었고, 해외에는 캄보디아나 베트남 쪽에 야구장을 지어줬어요.
스케일 정말 크시네요. 야구로 외교 활동을 하시는군요? 왜 동남아 쪽을 지원하느냐면, 그쪽 나라들이 야구를 안 하는 나라이기 때문도 있지만, 대한민국을 아주 얌체 국가로 생각하는 곳들이거든요? 지금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가 있는데, 어떤 비즈니스적 이슈가 있을 때만 가서 뭐 해주는 척을 하고 평소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야구도 전파하고, 국가 이미지도 올리자는 거지요. 나중에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중에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이런 곳에 야구가 성행했을 때 대한민국 사람이 와서 야구를 심어줬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허구연이 생각하는 국내 최고의 야구장은 어딘가요? 현재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앞으로 생길 최고의 구장은 2019년도에 개장할 창원마산야구장. 완전 미국식으로 짓고 있으니까 야구팬 여러분들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이번 WBC 1라운드 경기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들었습니다. 돔 전문가 허구연의 시선으로 본 고척 스카이돔은 어떤가요? 저는 돔구장을 야구 경기장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고 복합적인 산업 시설의 측면에서 얘기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 6대 돔구장 투어를 하잖아요? 그걸 국내에서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세계 각지에서 팬들이 우리나라에서 올 거고 여기서 먹고, 자고, 쓰면 얼마나 좋겠어요. 제가 작년에 고척 스카이돔에서 가수 싸이 씨 공연을 보고 정말 감탄을 했거든요? 그 노래와 춤은 말할
것도 없고, 제가 놀란 건‘ 하, 돔구장의 진짜 가치가 이런 게 아닌가!’ 한 거죠.
돔구장의 산업적 측면을 함께 보라는 말씀이시군요. 아, 그럼요. 돔구장 시설이 잘돼 있으면 아이스하키, 농구, 축구 다 할 수 있어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 좋잖아요? 스포츠뿐만 아니라 여러 행사도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우리 정치인들이 정말로 정신을 차려야 해요. 쓸데없는 항만, 공항, 도로 이런 거 하지 말고 돔구장을 지으세요. 돔구장 하나 짓는데 4천 ~ 5천억 원이에요. 정부, 지자체, 기업이 함께 나서서 건설하면 돼요. 돔구장은 야구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발전, 고용 창출, 문화 공간으로도 쓸 수가 있어요. 엉뚱한 데 돈을 쓰니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화가 나는 거예요.
선생님 진정하세요. 어디 국회의원 출마하실 분위기네요. 다음 질문! 네티즌이 위원님 말투에‘ 휴먼구연체’ 라고 이름을 붙여서 패러디하거든요. 알고 계시죠?( 답변에 휴먼구연체를 적용합니다) 제가 갱남 진주 출신이라 발음이 좀 그래요. 고치기가 참 힘들거든여? 제가 야구 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거시 1982 년도인데, 그때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워낙 바빠서 발음 교정할 시간이 업섰쓰요. 그 후로도 자꾸 발음 문제가 생겨서“ 나 그럼 못 하겠다” 라고 하니“ 그럼 뭐 그냥 그대로 해라. 사람들이 대충 다 알아듣는다.” 하더라고. 저도 시층자들한테 미안해서 시도는 해봐쓰요. 저도 배나구를‘ 변. 화. 구’, 궈낵을‘ 권. 혁’ 이렇게 할 줄 알아요. 근데 그러면 그기에 집중하느라 방송이 안대그든요.
6 0 maxim March 2017 photograph by zi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