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 Page 54

GEAR / GIFT FOR HER
물론 밸런타인데이에 받은 건 없겠지만, 그렇다고 화이트데이를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흔히 파는 예쁜 사탕도 좋은데, 시중에서 못 구하는 게 더 의미 있지 않겠나. 그리고 여러분이 특별한 걸 자주 사야 내가 연재를 계속할 수 있다. 지갑 좀 열어봐.

최소 망하지는 않을 화이트데이 직구 아이템 5 선

돈을 주고 센스를 취하라. by < 샵매거진 > 편집장, 하트브레이커 이종철
단맛의 황홀경
고디바 프레첼
흔히 고디바 하면 안에 크림이 들어간 초콜릿만 생각한다. 그건 갸또, 트뤼프라는 라인인데 그렇게 탁월한 선물은 아니다. 두세 번 집어 먹으면 금세 사라진다. 그냥 백화점만 가도 살 수 있고. 화이트데이 선물로 강력히 추천하는 물건은 고디바 프레첼이다. 프레첼은 수제 맥주 가게 가면 자주 주는 그 동글동글하고 짭짤한 과자 맞다. 조지 W. 부시가 먹다가 기도가 막혀 죽을 뻔해서‘ 기특한 과자’ 로도 불린다. 보통의 프레첼은 짠맛 외에 별것 없지만, 여기다 초콜릿을 씌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크 초콜릿과 밀크 초콜릿 버전이 있는데 다크 초콜릿 버전으로 준비해라. 입에 털어 넣는 순간‘ 악마의 잼’ 누텔라의 중독성은 얌전한 수준이었다는 걸 깨달을 거다. 다크 초콜릿의 특성상 첫입은 쌉싸름하고,
녹을수록 입속에서 < 찰리의 초콜릿 공장 > 에 나오는 초콜릿 강에서 헤엄치는 추적추적한 기분이 들다가, 마지막에 짠맛의 프레첼이 파삭하고 깨지면 모든 것이 완성된 기분이 든다. 이렇게 하나둘 먹다 보면 전신마취한 뒤 침을 질질 흘리며 몽롱하게 깨어난 상태로 아침을 맞이한다. 여자 친구 없어도 일단 사서 주변 여사친들 나눠줘라. 센스 있는 남자로 보일 맛이라니까. 이 제품의 유일한 단점은 구매가 까다롭다는 거다. 한국에도 고디바 프레첼이 들어오긴 했지만 작은 통밖에 안 판다. 반드시 큰 통으로 사야 한다. 71g 한 통이 배송비 포함 1만 3천 원 정도인데, 454g 큰 통은 배송비 포함 3만 원이 채 안 되거든. 게다가 고디바 특유의 캔 디자인 덕분에 따로 포장 안 해도 되는 장점도 있다. 정 아쉬우면 리본이나 하나 묶든지. 워낙 유명한 상품이라 비타트라, 아이허브, 네이버 지식쇼핑 등 검색만 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여친 부모님마저 감격하는
일리 프란시스 X7.1 캡슐 커피 머신
일회성 선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쁨을 주는 방법도 있다. 여기에 남한테 자랑하기까지 좋은 선물이 바로 커피 관련 제품이다. 그런 걸 여자 친구 집에다 선물해 보라. 여친 뿐 아니라 여친 가족에게도 호평받을 거다. 우선 커피 좀 아는 사람이라면 해외 스타벅스에만 파는 드리퍼나, 뉴욕의 유명 커피숍 블루보틀의 세라믹 드리퍼를 추천한다. 이 두 브랜드의 드리퍼는 자태가 고와 여자들이 환장한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 비해 커피 맛은 별 차이 없다. 커피 맛에서 차이가 나려면 에스프레소 머신과 원두가 모두 좋아야 하는데, 이 두 조건을 맞추는 게 바리스타 급 내공을 지니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우린 그냥 일리 캡슐 커피 머신을 사주자. 이 녀석 커피 선물 아이템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내리려면 커피의 산화를 막고, 분쇄도, 탬핑도 잘해야 되고 그 외 등등‘ 시발 커피 안 먹고 말지’ 가 되기 십상이다. 이 과정을 캡슐에 압착해 한 방에 해결한 게 캡슐 커피다. 캡슐 커피는 네스프레소가 가장 보편적이지만 간지가 떨어진다. 일리 커피 머신을 사자. 원두와 머신을 모두 만드는 업체답게 커피 맛도 준수하며, 번쩍번쩍한 디자인이 예술이다. 이걸 이케아 철제 선반에 놓으면 가히 눈이 부시다. 선물할 여자가 없다면 회사 자리에 둬라. 여직원들이 이거 뭐냐고 마구 찾아온다. 실제 경험담이다. 캡슐 1개가 약 700원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 돌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파괴력 있다. 한국 진출을 안 한 제품이라 직구해야 되는데, 인기 품목이라 오픈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대신 캡슐은 떨어질 것을 고려해 2주 전에는 주문해야 한다. 대략 50만 원 대인데, 가격 편차가 심하니 꼭 최저가로 구하자. 다 똑같은 물건이다.
5 0 maxim March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