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 / TEST DRIVE
MAXIM TEST DRIVE # 66
NOBLE BEAST A45 AMG 4MATIC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건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었다. 이렇게 작고 매끈하게 생긴 녀석이 도로 위에서 이토록 사나울 줄 그 누가 알았으랴.
by 이슬기
어릴 적, 이 삼각별이 뇌리에 남아있다. 엔진의 마력이 뭔지도, 토크가 뭔지도 몰랐지만 차가 지금보다 귀했던 시절, 어른 남자들이 웬 시커먼 차에 선망의 눈을 뜨며“ 벤-스” 라 부르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그게 대단한 건 줄 알게 됐다. 커서는 BMW도 좋다고들 하고, 더 대단한 차도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좀 시들해졌다. 그런데 영화 < 황제를 위하여 > 에서 박성웅이 이민기에게 차 키를 주며 했던 대사“ 연식은 좀 됐어도 삼각별이면 어델 가도 대접 받을 끼다” 그게 계속 귀를 맴돌며 은빛 삼각별이 다시 욕망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 친구가 신던 나이키 운동화처럼.
뭔 이름이 이렇게 복잡하냐? 이 달의 시승차인‘ A45 AMG 4MATIC’ 는 벤츠의 소형 해치백 A클래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다. 무슨 암호문도 아니고 뭔 차 이름이 이렇게 복잡하냐고? 이해한다. 나도 처음엔 그랬거든. 지금부터 이 차의 이름이 가진 의미를 천천히 하나씩 설명해 드리겠다. 알파벳 A는 당연히 벤츠의 A클래스를 뜻하는 것이고,‘ 45’ 란 숫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라인업을 담당하고 있는 AMG의 창립 45주년을 기념하는 숫자다. 지금이야 같은 다임러 AG 그룹 소속으로 한 지붕 식구가 된 벤츠와 AMG 이지만, 1990 년대 까지만 해도 두 브랜드는 별개의 회사였다. 본래 AMG는 벤츠의 차량을 가져다 정교한 튜닝 작업을 거쳐 괴물 같은 성능으로 바꿔놓는 회사였는데, AMG의 신박한 기술력에 감탄한 벤츠가 지분을 사들여 AMG를 자회사로 끌어들이면서 지금의 메르세데스-AMG 라인업이 탄생했다. 쉽게 말해 벤츠가‘ 그랑죠’ 라면 AMG는‘ 하이퍼 그랑죠’ 다.
1 5 0 maxim March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