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 Page 136

agenda / BOOK

신년맞이 정리 정돈 가이드북

by 이석우
올해는 제발 쓰레기장을 벗어나고픈 너와 나의 염원을 담아 고르고 고른 책.
“ 우리는 공간을 채우느라 공간을 잃는다”
심플하게 산다
저자 도미니크 로로 / 출판사 바다출판사
“ 수납 테크닉보다 중요한 건 여백”
무인양품으로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
저자 야마구치 세이코 / 출판사 터닝포인트
“ 이렇게 고민한다는 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닐까?”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저자 유루리 마이 / 출판사 북앳북스
작년부터 거세게 인‘ 미니멀 라이프’ 열풍의 시작이 아마 이 책일 거다. 유럽을 비롯한 36개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책. 한국에서도 크게 히트해 증쇄를 거듭, 양장본도 나왔다. 비단 정리뿐만 아니라 소식, 시간 관리, 인간관계까지 일상의 모든 측면에서 미니멀을 권장한다. 그렇게 영역을 넓힌 덕에 읽으면 자극받기 좋은 그럴싸한 문구들이 한가득하다. 그것들을 또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게 큼직한 폰트의 인용구로 백지에 따로 빼놨다. 과연 베스트셀러다운 탁월한 상술. 사실 양장본까지 사게끔 유도하는 거야말로 가장 심플에 위배되는 짓 아닌가?
일본 미니멀리스트 파워 블로거 야마구치 세이코가 집필한 책.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의 제품을 기반으로 정리 비법을 전수한다. 본질은 무인양품 홍보 책이지만 구체적인 팁이 쓸만하다.‘ 집 평면도를 그리고 40 % 의 여백을 확보하라’,‘ 화이트, 블랙, 우드의 3색 통일’ 등 인테리어, 수납, 옷 그리고 물건 고르는 법까지 32가지 지침을 알려준다. 다만 그 지침 중에서도‘ 필요한 건 그때그때 사라’,‘ 무인양품 인테리어 제품 BEST’ 등 소비를 장려하는 항목들이 요목조목 들어가 있다. 자칫 새해의 정리 정돈 의지가 과소비로 흐를 수 있으니 주의.
정리에 서툰 가족과 살고 있는 저자의 경험을 만화로 그려낸 책. 만화이기 때문에 정리정돈의 효과를 이미지로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만화와 더불어 실제 저자의 집 사진을 보여주는데 비교 대조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개인의 정리 방법론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정리 방법론을 말하는 만큼 자취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와 닿지 않을 듯. 게다가 이미 완성된 미니멀리스트인 저자와 가족 간의 갈등을 보다 보면“ 아니 이 미친년아. 그걸 왜 버려!” 하며 외려 가족을 응원하게 된다. 너무 스토리에 몰입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읽어야 하겠다.
1 3 2 maxim March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