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 Page 134

AGENDA / COMICS

악. 동. 무. 지. 선.

악당을 동정하게 만드는 무섭고 지랄맞은 선역들.
by 강지융
너는 이미 죽어 있다
< 북두의 권 >- 켄시로
응.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세상, 울룩불룩한 악당들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 하지만 약한 사람들을 괴롭힐 생각이면 그만두길. 어디선가 마음 따뜻한 구세주 켄시로가 나타날 테니까.“ 유약하고 어딘가 모자른 소년이 수련, 배움을 통해 친구들과 강해진다!” 라는 소년 만화의 공식과는 달리, 켄시로는 첫 권 등장하지도 않은 채로 적의 머리를 터뜨려버리는 극도의 강함을 보여준다. 물론 권선징악의 아이콘 켄시로가 생명을 앗아가는 놈들이야 열다섯 번은 죽어도 모자를 흉악범들이지만, 그럼에도 불쌍한 건 그 살해 방식 때문. 켄시로가 사용하는 북두신권은 신체의 비공을 찔러 적의 내부를 폭파하는 비기다. 심지어 시간 조절도 가능해 상대의 죽음을 일부러 늦춘 다음, 죽음이 임박했음을 굳이 알려 저승 가는 길 정신적 고통까지 안겨준다. 이거, 지 유행어 언급하려고 수작부리는 거 아냐?“ 너는 이미 죽어 있다.”
이제 제발 그만 좀 죽어줘...
< 피안도 >- 미야모토 아키라
본명 아키라, 별명 악귀라. 작중 등장하는 흡혈귀 괴물인 악귀보다도 질기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본래 형과 친구한테 열등감이나 느끼고, 좋아하는 여자가 자위하는 상상이 취미인 찐따 포지션이었다. 갑자기 행방불명된 형의 실마리를 찾아 친구들과 낯선 섬에 오르는데, 하필이면 그곳이 흡혈귀가 지배하는 섬 피안도였다. 아키라는 흡혈귀 우두머리를 죽이기 위한 사투를 벌이며 강해진다. 근데 강해져도 너무 강해진 게 문제였다. 흡혈귀 피 한 방울만 몸 안에 들어가도 감염되는 설정인데, 아키라는 흡혈귀 혈액으로 피 칠갑을 해도 멀쩡하다. 거기에 검 한 자루로 집채만 한 괴물들을 숭숭 베어버리고, 한 손으로 로프를 잡고 훨훨 날아다닌다. 갈수록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자 팬들은 아예 악당 두목이 어서 주인공을 죽여버리길 응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그럴 거면 < 드래곤 볼 > 에 출연해서 우주 최강에 도전하지 그랬어.
처음엔 오줌을 지렸는데
지금은 순삭.
1 3 0 maxim March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