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 Page 132

AGENDA / movie

타는 목마름으로

세계 물의 날 기념, 목구멍에 불지옥 열리는 갈증 유발 영화 4 선.( 물을 아껴씁시다)
by 강지융
니들이 오줌 맛을 알아? < 터널 >
충동구매보다 무서운 식수 충동 < 연가시 >
집으로 돌아오던 중 터널이 무너지는 사고를 겪는 하정우. 통아저씨도 사양할 밀폐 공간에 성인 남자가 생수병 두 개로 버틸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갈증 때문에 자신의 오줌을 먹으려는 하정우의 자급자족에 내 눈에서도 찔끔 오줌이 나온다. 아니 왜“ 하정우 + 먹방 = 흥행” 공식이 오줌으로도 될 것 같았냐?
숙주를 물속으로 익사시키는 변종 기생충 연가시. 얘한테 감염된 사람들은 옹달샘의 토끼마냥 광적인 물 페티시를 보인다. 물 좀 마시겠다고 발악하는 감염자들을 보며 몰입한 관객들도 덩달아 갈증을 느낀다. 혹시 모르니 구충제랑 같이 드세요.
더운데 싸우니까 더 덥지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핵전쟁으로 온 지구가 황폐해져 사막으로 변하고, 자원을 가진 이가 권력 또한 소유하는 세상. 독재에 맞서 싸우는 일개 소시민들은 샤워는커녕 세수도 못 한 꼬질꼬질한 몰골로 등장한다. 짝짓기는 꿈도 못 꾸는 아랫것들은 정력이 남아도는지 모래바람과 불기둥을 뿜어대며 싸우는데, 보는 사람의 식도에도 사막화가 진행되는 느낌이다. 우리도 물을 물처럼 썼다가는 이딴 미래를 맞을 수 있으니 당장 수도꼭지부터 잠가라.
군 시절 행군은 행군도 아냐 < 웨이 백 >
시베리아에서 인도까지, 노동수용소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맛스타와 함께 30km를 행군해도 벅찬 마당에 6,500km라니, 오르막길에서 건빵을 목구멍에 욱여넣은 듯한 답답함이 밀려온다. 냉혹한 대자연 앞에 배고픔과 갈증으로 목숨을 잃던 일행이 신기루가 아닌 진짜 우물을 마주하는 순간“ 위 아 더 챔피언 마 프렌 ~” 이란 노래가 절로 재생된다. 현실에선 이런 일 없을 것 같지? 이거 다 실화야.
IMAGE 각 영화 스틸컷 및 포스터
1 2 8 maxim March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