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Issue 11: If/만약 | Page 37

이 엉망진창 진흙탕에서 우리들은 세상도 원하지 않고 사회도 원하지 않고 심지 어는 우리들도 원하지 않는 ‘ 벽 ’ 없애기를 해야 한다 . 이제는 해야만 한다 . 그렇다 면 ‘ 벽 ’ 을 없애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 앞의 내용을 따르자면 사회를 개혁해 야 할 것이고 사람들의 인식도 바꾸어야 할 것이다 .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렇게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다 . 물론 사회를 바꾸고 , 사람을 바꾼다면 벽은 없 어질 것이다 . 그렇지만 그렇게 되기는 매우 힘들 것이고 매우 오래 걸릴 것이다 . 더군다나 그것은 우리같은 아이들이 해야 하는 일 ,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그 것은 불쌍한 어른들의 몫이고 사실 먼 세상이야기 이기 때문에 그 방법은 저편 으로 미뤄두고 다른 생각을 해보자 . 나는 ‘ 벽 ’ 없애기의 방법으로 ‘ 만약 ’ 을 제안한 다 . ‘ 만약 ’ 은 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벽 위로 날아다니는 것은 가능 하다 . 한계를 넘는 내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 나는 가끔씩 가만히 앉아 상상을 한다 . “ 만약 벽이 없다면 ?” 이라고 . 이 생각을 한 그 순간부터 우리에게는 벽이 사라지고 , 한계가 사라지고 , 모든 것이 사라진다 . 내 상상 속에서 이루는 것만 이 남는다 . ‘ 만약 ’ 을 상상할 때 나에게는 시간 개념도 사라지고 , 내가 끝내지 못 했던 숙제도 사라지고 , 항상 부딪혀 왔던 벽들도 사라진다 . 내 곁에는 꽃향기 풍 기는 설렘만이 한가득이다 . 다소 엉뚱하고 비현실적인 예시이지만 곰곰이 생각 해보면 틀릴 것도 없는 , 오히려 명쾌한 해답이다 . 우리는 이것보다 더 어렸을 적 만약이라는 말을 많이 써왔다 . 틈만 나면 엄마에게 달려가 “ 엄마 , 만약에 내가 커서 대통령이 되면 ?” 또는 “ 엄마 , 내가 만약에 갑자기 사라지면 어떻게 해 ?” 라 고 물어보곤 했다 .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지금 바로 엄마에게 전화해 “ 엄마 , 내가 대통령이 되면 ?” 이라고 한다면 아마 벽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 빨리 잠이나 자라 .” 라는 답변에 가까워질 것이다 . 당신에게 그런 대답이 돌아왔 다면 곧바로 상대에게 말해줘라 . “ 만약 , 만약을 사람들 모두가 생각한다면 정말 좋을 텐데 ... ” 라고 말이다 .
내가 ‘ 벽들의 자기주장 ’ 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내리는 해답은 ‘ 만약 ’ 단 한 가 지이다 . 이 글을 읽고 내가 내린 해답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 이다 . 하지만 내 생각은 확고하다 .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당연하게 꾸준히 계속 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우리들은 이미 너무 많은 벽 을 만들고 있다 .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그때에 가서 우리가 만들어 놓은 벽들을 모두 치운다고 하면 그게 우리의 삶 속에서 가능한 일일지 의문이다 . 우리의 인 생은 생각보다 많이 짧다 . 완전히 비현실 주의자가 되자는 말이 아니다 . 낙관주 의자가 되라는 것도 아니다 . 나는 그저 우리들이 , 아이들이 조금은 헛된 희망을 품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 이 나이 때만 누릴 수 있고 , 세상을 바꾸는 방법 중 오로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 ‘ 만약 ’ 이라고 생각한다 . 다 큰 어른들은 ‘ 만 약 ’ 이라는 말 하나 가슴에 묻어두자 . 그리고 힘들 때 꺼내보자 .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당신에게도 가끔씩은 상상의 날개가 , 설렘 가득한 희망이 필요하다 .
예전부터 우리는 자유를 원할 때면 “ 날고 싶다 .” 라는 말을 해왔다 . 당신이 여전 히 날고 싶고 자유를 가지고 싶다면 ‘ 만약 ’ 을 되뇌어라 . 그렇다면 이미 당신은 자 유를 쟁취하고 벽 위로 훨훨 날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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