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는 어느 회사나 완벽할 수는 없으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너그럽게 생각하자 .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 화장품 세트의 문제가 김효성 사장뿐 아니라 2명의 동생이 운영하는 가게로까지 번져 같기 때문이다 . 김효성 사장은 , “ 두 동생 가게는 오더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대신 주문했다고 둘러대고 억지로 보냈어요 . 강매였지만 동생들에게 욕까지 얻어먹으면서 웬만하면 그냥 받아 주라고 했는데 동생들도 결국 진열장을 받지 못해 큰 피해를 겪고 있다 " 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김효성 사장은 얼마 전 Edge Tammer를 1만 달러 정도 주문했다 . 물건을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지난 1월 , 에빈 뉴욕은 라스베이거스 쇼에서 Buy 1 Get 1 Free로 같은 제품을 판매했다 .
담당 영업사원에게 항의하자 “ 앞으로 언제라도 Buy 1 Get 1 Free의 조건으로 한번은 주문할 기회를 드리겠다 " 는 에빈 뉴욕 부사장의 약속을 받고 서운함을 해결했다 . 그런데 그 약속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 해당 부사장이 회사를 그만두고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
김효성 사장은 평소 유머를 즐기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쉽게 친숙해질 만큼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평가다 . 그런 긍정적인 사고 때문인지 나쁜 추억은 빨리 잊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에빈 뉴욕으로부터 번들헤어를 6만 불가량 주문했다 . 새 가게를 오픈하면서 주요세일 품목으로 내놓기 위해서다 .
그런데 막상 그랜드 오프닝에 쓰려고 번들 헤어박스를 뜯고 보니 머리카락에서 매우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이었다 . 인모의 경우 헤어를 자르지 않고 뽑혀 나온 것이나 빠져나온 헤어의 끝에는 모낭에서 함께 빠져나온 말랑말랑한 것이 있는데 헤어를 깨끗하게 씻고 약품을 이용해 이런 이물질을 모두 제거해 내지 않을 경우
부패하게 되는데 사람 몸에서 생성된 단백질이라서 그런지 부패할 경우 냄새가 독하게 날 수도 있다 . 혹은 헤어가 운송 도중 물이나 습기로 인해 헤어 표면의 이물질이 부패할 경우에도 고약한 냄새가 난다 . 약품을 청결하게 헹구어 내지 않은 헤어도 냄새가 고약하다 .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에빈 뉴욕의 번들헤어는 정상적으로 팔기 어려울 만큼 냄새가 고약했다 는게 김효성 사장의 설명이다 .
김 사장은 이런 사실을 영업사원에게 말하고 교환이나 반품을 원했다 . 어떤 경우에도 반품이라면 반갑지 않을 도매업체나 영업사원의 일반적인 특성상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려서러도 팔아보려 했지만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고약한 냄새가 나는 헤어를 반가워할 손님은 많지 않았다 .
에빈 뉴욕과의 관계는 이렇게 산 넘어 산이었다 . 몇백 달러짜리 크레딧 정도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무시해 버리는 억지적인 상황이 거듭되었지만 그래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에빈과의 관계를 지켜내려 했다 . 그런데 “ 꼭 챙겨서 보내드리겠다 ” 고 약속한 1만 달러 가량의 Edge 테이머 제품은 아직 받지도 못했는데 팔기도 어려운 화장품은 진열장도 보내주지 않고 돈만 약속날짜보다 먼저 은행에서 빼앗듯 찾아갔으니 이에 대한 에빈 뉴욕의 입장이 궁금해 기자는 에빈 뉴욕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 .
기다리던 전화는 걸려오지 않고 대신 에빈 뉴욕을 대표한다는 어느 변호사 사무실에서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 마치 이 사건에 대한 기사를 쓰면 곧바로 고소라도 하겠다는 협박처럼 들렸다 . 설마 그런 것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감추고 싶은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갈 협박이나 하는 것은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다 . 소매점 대표자 멱살 잡은 것도 부족해 언론사 입까지 틀어막으려 한다면 큰 착각이다 . 회사의 형편이 어려우면 어렵다고 호소하면 사정을 봐 주는 것이 소매점들의 인심이다 . 설령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를 구하면 오히려 어깨를 다독여 주는 것도 한인 이민사회의 인심이다 . 어쩌다 맑은 호수와 같던 한인 뷰티 업계가 이렇게까지 더럽혀졌는지 매우 우려스럽다 .
진행 장현석 |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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