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10 'YOU' | 页面 57

위의 사례들만 보자면 도플갱어가 마치 죽음을 예고하는 사신 같은 존재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이 세상에 유일한 나와 같은 존재인 그들은 오히려 말로는 다 설명 못할 특별하고 신 성한 사람이기에 소중히 대하고 아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닐까. 몇몇의 도플갱어들은 이와 같 은 생각을 하는 것인지 위의 모습과는 달리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1987년 스페인의 안드레씨는 늦은 밤 혼자 자동차를 몰고 가고 있던 도중 백미러를 보다 가 뒷좌석에 자신과 닮은 도플갱어가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너무 놀란 나머 지 그 즉시 차를 세우고 신께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기도를 끝내고 그가 눈을 떠보니 도플 갱어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제야 안심한 안드레씨는 출발하기 위해 앞을 보았는데 뒷좌석에 앉아있던 도플갱어가 이번에는 차 앞에서 서있던 것이었다. 겁을 먹은 그는 차를 뒤로 뺐고 그 순간 도플갱어는 사라졌다. 안드레씨는 또 다시 나타나지는 않을까하는 마음에 상향등을 켜고 주변을 살피다 40미터 앞의 길이 산사태로 끊겨 있는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안드레씨 의 도플갱어는 그를 죽음의 문턱에서 그를 구해준 것이었다. 만약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는 당신과 닮은 존재와 만나게 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 몽고 메리의 도플갱어와 같이 사신처럼 당신의 목숨을 위협할 것 같은가, 아니면 천사처럼 당신 을 구원해줄 것 같은가? 사신과 천사, 그 둘 중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어 떤 모습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는 유일무이한 당신과 꼭 닮은 존재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과 그가 만나는 날이 왔을 때, 서로의 존재에 경악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씩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57 박열린 | illu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