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10 'YOU' | Page 42

잊어버린 친구 여인우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같이 다 니며 나와 그 아이는 정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허나 야속하게도 우리 둘은 다른 고등학교에 배정받았다. 그래도 그 때는 계속 서로 연락하면서 변함없이 친하게 지낼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고등학교 온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우리 둘은 서서히 멀어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고 가끔씩 만났으나 언제부터인가 서로 고등학교에서의 일에 치여서 만날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그 해 여름 이후 나와 그 아이는 서로 연락을 한 적이 없다. 무엇보다 슬픈 것은 내가 그 것을 그다지 슬픈 일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고등학교에서 너무 바 빠 그 아이를 잊고 나의 일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니 그 아이가 그립지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무덤덤하게 느껴졌다. 그 아이 는 지금도 가끔씩만 생각나는 그런 존재가 되고 말았다. 우정이란 사실 이 런 것일까. 가까이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일까. 그 당시에 그 아 이가 영원히 친한 친구일 줄 알았다. 허나 지금 만나면 예전에 언제 친했냐 는 듯이 서먹서먹하게 굴 것 같아서 두렵다. 그 아이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봐왔다. 그러나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이제 더 이상 볼 일이 없는 사람들이 되었고, 나 또한 기억 에서 그들을 서서히 잊어갔다. 인간의 관계는 그런 것일까. 사랑도 우정도 유대도 단지 가까이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일까. 멀리 떨어져있어 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그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단지 상상 속에 서만 가능한 일일까. 답은 아직도 모르겠다.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