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10 'YOU' | Page 13

질식 윤현경 너를 소리내는 일은 괴로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첫 번째로 생각났었던 것은 너의 이름이었으나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단번에 부른 적이 없었다 나는 아주 잠시, 오랫동안 너의 이름을 획마다 쪼개어 속으로 몰래 발음하곤 했었다 내 목소리로서 불리는 그 이름 석 자가 들려오면 늘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졌었다 이건 부끄러움이 아닐 것이다 네가 꼭 나를 꾸짖는 듯해서, 도저히 네 이름을 불러보거나 곱씹어보지도 못하기에, 나는 그저 좋아한다고 말하는 법을 잊어버리고선 안녕, 좋아하는 너도 같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13 Antonio Stark |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