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23
이젠 내가 마당에 나가기만 하면 공놀이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 녀석이 가지고 오는 것은 테니스 공뿐만이
아니다. 나무에서 떨어져 있는 아보카도 열매나 레몬 같이 둥글둥글한 물건, 즉 던지면 굴러 갈만한 물건만 보면
가지고 와서 던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잔디밭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다가도 문여는 소리만 나면 어느새 공을
물고 와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모른 척 하고 있으면 공을 문짝의 안쪽으로 던져 놓기도 한다.
녀석을 길들이기 위해 시작한 일이 결국 내가 녀석의 심심풀이 상대로 놀이기구의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내가
볼 보이(Ball Boy)가 된 셈이다. 녀석은 나뿐만이 아니라 전 가족은 물론 이웃이나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
모두가 공을 던지거나 발로 차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요즈음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