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 [박영보 수필3집] 엄마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 [박영보 수필3집] | Page 5

제 1부 새해의 아침에는 새해의 아침에는 해마다 이맘때면 술렁거리는 주변을 느끼게 된다. 아쉬움과 기대감 같은 것이 함께 오가기도 하는 모습들 이다. 끝과 시작이라는 갈림의 시점에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필 이런 때라고 해서 무엇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꼼지락거리게 하고 있는 걸까. 감각도 무디고 주변 환경이나 여건의 변화에도 별다른 반응도 없는 나 같은 사람도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고 있는 걸 보면 나에게도 최소한의 감정 같은 것 은 남아있는 구석이 있었나 보다. 해가 아니라 달이 바뀔 때마다, 아니 주일이나 하루가 바뀔 때마다 지낸 시간과 다가올 시간에 대한 생각 들을 해보게 된다. 시작과 끝에 대한 생각. 지나간 시간에 대하여 돌이켜 보기도 하고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계획 같은 것도 세워본다. 이런 일들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규모가 크던 작던 간에 한 개인뿐 만이 아니라 단체, 기업, 또는 나랏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오랜 세월 동안 이러기를 반복해 왔을 것이다. 이왕에 말이 나왔으니 지난 일년을 돌아다 본다. 그러고 보니 한 해의 벽두부터 무슨 특별한 목표 같은 것 을 세웠던 기억도 없다. 그럴싸한 비전도 없이 시작된 한 해였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떠맡긴 채 시간을 축내온 일년이었다는 말도 되겠다. 그런 만큼 해를 마감하는 이 시간까지도 이렇다 할 결과 하나 건진 것도 없다. 이날까지 생물학적인 목숨만을 지탱해 오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그 일 년이라는 세월의 결과였다고나 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날이나 달이 바뀔 때나 해가 바뀔 때마다 무슨 새로운 포부에 가득 찬 계획 같은 것을 세워보기도 했었다. ‘얼마 전’이라고는 했지만 그 얼마 전이 며칠 전, 몇 달 전이 아니라 꽤나 오래된 여러 해 전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그런 계획들은 머릿속에 담아놓기도 했었고 실천을 위해 더욱 강한 다짐을 하기 위해서는 계획표 같은 것을 써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런 계획들을 실천에 옮긴 것은 과연 얼마나 됐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딴 계획 같은 것은 아예 세우 지 않는 것만도 못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이루지도 못할 일들을 계획부터 세운다는 것은 스스로를 스트 레스의 구렁에 뛰어드는 결과라고나 할까.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초조와 불안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니 스트레스일 수 밖에. 결과는 고사하고 시도마저도 해보지 못한 채 지나친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를 생 각해 보면 허망한 꿈속을 헤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