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Soonsam 2019 Summer | Page 6

나누고 싶은 이야기 딸을 시집 보내는 날 최동갑 목사 지난 5월 11일 토요일, 둘째 딸 에이미가 결혼을 했다. 이제껏 수 많은 사람들의 결혼주례를 했지만, 결혼 당사자 아버지로서는 처 음(?) 결혼식에 참석을 한 것이다. 참으로 묘한 감정이었다. 에이미가 다니는 아틀란타 교회의 젊은 목사가 와서 주례를 하였 고, 결혼식장은 내가 보기에 창고(?)같은 그런 곳이었다. 별로 맘 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혼 당사자의 마음이 중요하니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 이렇게 멋진 교회를 놔두고 굳이 나가서 결 혼식을 하겠다고 하는지... 일단 소규모 초청자 중심, Invitation Only 결혼식을 하다보니까 초대를 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을 초대 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그래도 미국의 결혼식이 신랑신부 중 심이라서, 자신들이 아는 사람들이 와서 진정으로 축하해주는 모 습을 보면서, 부모를 보고 오는 한국식 결혼식과는 다르구나 하 는 것을 실감했다. 결혼식이 있는 토요일 새벽, 예배를 마치고 기도를 하는데 이상하 게 눈물이 나서 참을 수가 없기에 일찍 기도를 마치고 내 방으로 왔는데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평소에 눈물이 없고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영화를 보면서도 잠을 잘 정도의 무감각한 사람이었는 데, 이상하게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었다. 그 래서 목자모임에도 가지 못하고 혼자서 사무실에 있었는데, 집사 람이 내 방으로 들어오더니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니 갑 자기 왜 그래요? 무슨 일이 있었나?” 하는 것이다. 워낙 냉정한 사 람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아니 그래도 그렇지, 딸을 시집보내는 날, 아빠가 눈물을 흘리는데 왜 그러냐니, 무슨 일이냐니?... 아마 도 전혀 예상치 못한 내 모습을 보고 놀란 모양이다. 나중에 집에 올 때는 자신도 눈시울을 적시면서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래 도 30년을 넘게 같이 살았는데 어찌 그런 아쉬운 감정이 없을 수 있겠나?!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하면서 우리도 예외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6 순례자의 샘터 www.soons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