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Soonsam 2019 Spring | Page 4

봄을 열며 씨를 심는 마음으로 문서 선교부 일찌감치 봄이 오는가 싶게 따뜻해진 날씨로 분홍 꽃들이 피어나더니 이내 다시 한겨울로 돌아간 듯 추워지기를 반복한 변덕스러운 랄리의 늦겨울을 뒤로하고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봄이 되니 다가올 여름에 먹을 수 있게 깻잎, 토마토, 풋고 추 몇 모종이라도 심어봐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어느 해 한 번은 씨앗에서 싹을 내보려 애를 쓴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모은 딸기 씨를 물 먹인 키친타올에 곱게 올려 비닐 팩에 넣고 햇빛 드는 창에 붙여 몇 날 며칠을 지켜보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곰팡이가 생겨 버리기도 하고, 인터 넷으로 공부하며 시도한 끝에 잘 보이지도 않는 딸기 씨에서 자그마한 새싹이 돋아나는 기쁨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씨를 심고 키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처럼 싹 틔우는 것부터 힘든 경우도 있고, 또 어렵사리 싹을 틔웠어도 열 매 맺는 튼튼한 식물로 자라는 데까지는 많은 정성이 필요합니다. 씨를 심고 싶지 않게 만드는 당장 눈앞의 다른 갈등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 모든 수고를 성경의 저자는 “울며 씨를 뿌리러 간다.”고 표현했겠지요. 이 봄에 심을 씨앗을 고르며,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는 하나님의 섭리 앞에 겸손히 고개 숙여 우리의 마음 밭에는 무슨 씨앗을 심을까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영원한 열매를 위하여 기도를 심고, 형제 사랑을 심고, 축복을 심 고, 소망을 심고, 인내를 심어야 합니다. 씨앗에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깃들어 있습니다. 지극히 작은 것 안에 있는 풍 성한 생명입니다. 작아 보이는 이 씨앗들을 심고 때를 따라 주시는 은혜의 단비가 내릴 때 우리 삶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 루어져 갑니다. 육체를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심어 내 밭을 채워버리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영원을 그리며 주님의 말 씀으로 우리 마음의 토양을 일구는 지혜가 있어야겠습니다. 풋고추 하나를 얻으려고 해도 씨를 심어 정성으로 싹을 틔우며 좋은 흙을 준비하고 적당한 햇살과 비 그리고 기다림을 더하여야 하는 것처럼 우리 삶도 성령의 열매를 맺기까지 인내의 수고가 필요합니다.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 씀을 듣고 깨달아 그것을 지키며, 맺히는 열매로 하늘 아버지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며, 이 봄, 저 앞에 놓인 추수의 가을을 눈앞에 그려보는 믿음으로 우리 마음의 좋은 밭에 영원한 씨앗을 심어봅시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시 126:5) 4 순례자의 샘터 www.soons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