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Soonsam 2018 Summer | Page 53

단어로 인정된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치료가 쉽지 않은 질 ③ 난임 검사와 치료를 받지 않은 난임 부부 58쌍을 추적 조 병에 대해서 불치병이라는 표현 대신 난치병이라는 용어를 사한 연구에서 2년이 더 지난 상황에서 74%가 임신에 도달 많이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했습니다. (난임이 아닌 부부에서는 74% 정도가 임신하는데 의학적으로 볼 때도 임신이 되지 않는 문제로 병원을 찾는 걸리는 기간이 약 9개월 정도입니다) 분들이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 과정을 통해서 70~80%가 결 ④ 난임 치료를 받다가 치료를 중단한 부부 중에서도 대략 국 임신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의 불임은 40%는 이후에 자연임신이 확인되었습니다. 생각만큼 많지 않은 셈입니다. 단지 희망을 주기 위한 배려 의 차원이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난임이라는 단어가 객관적 이고 합리적인 표현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체적 진실'과 달리 난임이라고 하면 갖게 되는 가장 큰 오해 중의 하나는 앞으로 영영 부모가 되지 못 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하는 점입니다. 실제 난임에 해당하는 부부의 훨씬 많은 수는 이후에 엄마, 아빠가 될 수 있습니다. 임신에 이르는 시간이 다르고 임신에 이르는 방법 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난임의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누구나 겪는 일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부가 함께 겪고 있다는 '현실', 그리고 그 중 훨씬 많은 사람이 결국엔 엄마, 아빠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대처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난임은 '질병'이 아니라 임신이 쉽지 않은 상황을 표현하 는 '증상'이며 모든 부부의 15~20%가 경험하는 비교적 흔 한 현상입니다. 이 중에서 결국엔 성공적인 임신에 이르는 만약 난임의 기준에 해당하는 분이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를 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스스로에 받지 않는다면 이후의 임신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대한 믿음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 당당함이 중요합니다. 이런 주제를 다룬 몇 가지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의 결론입 니다. ① 난임으로 진단된 부부가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에도 결국 50% 정도는 이후에 자연임신이 이루어졌습니다. ② 피임 없이 2년간 임신이 되지 않았던 부부를 추적 조사한 결과 이 중 80%는 결국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난임 치료를 받은 경우와 안 받은 경우를 모두 포함하여) 윤지성 ([email protected])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 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20년 가까이 난임 진 료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마리아병원, 마리아플러스병원에 서 진료부장 및 심신의학센터 소장으로 근무했으며 2012 년부터 같은 분야에서 일해오던 선후배와 함께 서울아가온 여성의원(www.agaon.co.kr)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있다. www.fkbc.org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