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2017 Winter | Page 6

나누고 싶은 이야기

생각대로 되지 않은 선교여행

최동갑 목사

2017년 우크라이나 의료선교 ,

철저하게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고 인도하심을 체험한 선교여행이었다 . 우리의 짧은 생각과 이기적인 욕심을 무참히 (?) 무너뜨리신 하나님을 체험하게 되었다 . 우리가 바라고 원했던 것이 아닌 , 하나님이 품고 계셨던 또다른 계획을 이루신 것이다 .
의료선교를 하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 이번 선교는 그렇지 않았다 . 생각보다 환자수가 적었다 . 좀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 하나님께 서운한 마음도 있었다 . 그렇게 먼 길을 갔는데 , 왜 하나님께서는 좀 더 많은 환자들을 보내주시지 않은 것일까 ? 선교센터에서도 수백장의 광고지를 돌리고 , 현지인 교회에서도 광고를 몇 주간 했다고 하는데 , 생각보다 환 자가 많이 오지 않은 것이다 . 예상보다 적은 숫자는 분명하지만 , 그래도 전체적으로 이틀간 180명이 넘는 환자를 보고 왔다 . 이전과 비교해서 적었다는 말이다 .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 그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셨던 것이다 . 우리 생각보다 하나님의 뜻대로 인도하신 것이다 . 사실 짧은 일정에 조금도 쉴 틈 없이 사역을 하였다 . 상당히 피곤한 상황이었다 .
목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밤늦게까지 약품 정리를 하고 , 다음 날부터 연속으로 , 금 / 토 , 이틀 동안 사역을 하 고 , 주일 새벽 4시에 공항으로 가서 미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 그런데 만약에 바쁘게 사역을 하게 되었다 면 , 환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면 어땠을까 ?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 아마도 많은 환자들을 돌보고 왔다고 자랑스럽게 (?) 보고를 했을 것이다 . 마치 무슨 비즈니스를 해서 큰 소득을 얻은 것 같이 많은 숫자를 가지고 자랑을 하면서 만족했을 것이다 .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긴다는 말은 뒤로 제쳐두고 .....
우크라이나에서 사역을 마친 후 떠나기 전 , 자체 평가를 하는데 , 이번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좀 있어서 환자 들 뿐 아니라 , 영어통역으로 도와주는 현지인 신학생들과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 환자들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 ‘ 아 , 바로 저것이었구나 !’ 우리 선교의 원래 목적이 저렇게 하는 것이 아니었나 ! 환자들을 육체적으로만이 아니고 영적으로 치유하는 것이 선교의 목적이었는 데 ... 그것은 잊어버리고 숫자에만 관심을 가졌던 나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 그러면서 ‘ 아 , 하 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시고 인도하셨구나 , 우리 안에 행하시는 하나님이 계셨구나 !’ 하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 우리의 생각대로 되지 않은 다행스런 (?) 선교였다 . 하나님의 계획대로 진행된 선교였다 .
6 순례자의 샘터 2017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