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2017 Fall | Page 20

독후감

순전한 기독교 / C . S . 루이스

베다니 5 차영호
1940 ~ 50년대 , 제2차 세계대전의 광기가 아직도 곳곳에 서려 있던 그 시절에 , 이 모든 광기와 인간의 잔악함의 원인을 ‘ 종 교 ( 특히 그리스도교 )’ 에서 찾고자 했던 한 사람과 , 인류의 마 지막 남은 희망으로서 ‘ 그리스도 ’ 를 변증했던 한 사람이 있었 다 . 그 둘은 공교롭게도 모두 영국사람이었으며 전자는 영국 의 살아있는 지성 ‘ 버트런드 러셀 ’ 이었고 , 후자는 우리에게 ‘ 나니아 연대기 ’ 의 저자로 더 많이 알려진 ‘ C . S . 루이스 ’ 였다 .
그 ( 붙여쓰기 ) 분과 하나가 되는 삶을 살길 원하신다는 사실을 어린 ( 붙이기 ) 아이들에게 설명하듯이 천천히 그러나 명료한 논조로 루이스는 변증하고 있다 .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 내가 도대체 무슨 죽을 죄를 지었 다고 맨날 회개해야 하나 ?” 라는 푸념을 한 적이 많았으나 이 제는 회개의 실마리를 분명히 찾을 수 있게 되었다 . 그것은 내 자아가 하나님 앞에 나를 앞세워 놓고 사실상 하나님이 되 고 싶어 하는 이 가망 없는 시도로부터 내 삶의 가치관을 돌 이키는 변화의 과정이라는 것을 , 그래서 이 과정이 없었던 나 는 진정으로 하나님을 주라 시인할 수 없었음을 고백하지 않 을 수가 없었다 .
그럼과 동시에 , 10 여 년 전 어느 성경 모임에서 별 의미 없이 외웠던 성경구절 하나가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며 나의 마음속에 감동의 말씀으로 되새겨지게 되었다 .
러셀의 “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 ( Why I am not a Christian )” 라는 책을 읽어보면 그의 치밀하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 논리의 바탕에는 “ 종교가 인류에게 과연 유용한 가 ?” 라는 명제를 전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그러나 루이스 는 이 책 , “ 순전한 기독교 ( Mere Christianity )” 를 통해 하나 님이 우리에게 얼마나 유용한가가 아니라 “ 우리가 하나님에 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 를 되묻고 있다 .
우주 만물의 배후에 존재하는 ‘ 힘 ’, 곧 하나님은 실재하고 계 시며 우리가 그분의 법을 어김으로써 그 분과 잘못된 관계를 맺게 되었고 , 우리의 악함으로 인해 돌이킬 ( 회계 ) 수 없는 나 를 위해 “ 나를 죽이는 ” 자기 의지 죽임의 본보기를 보이시어 우리가 ‘ 새사람 ’, 즉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안에서
“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 라 .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 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 는 것이라 ”( 갈라디아서 2장 20절 )
나처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마치 ‘ 믿음 ’ 으로 착각하고 살 고 있는 성도가 있다면 꼭 한 번 일독을 권하고 싶고 , 그에 게도 나와 동일한 은혜가 있게 되길 마음으로 기도한다 .
20 순례자의 샘터 2017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