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2016 Fall/Winter | Page 20

수필 및 간증
맞이하고 배웅해야 하는 손님이었다 . 내가 왜 모르겠는가 ? 그 시절을 …. 그 암흑과도 같았던 시간을 …. 그 가난과 고통 을 …. 그리고 절망과 비교되는 그 눈물겨운 고마움을 …. 병원 을 떠나던 날 마치 가족과 생이별하는 듯한 그 먹먹함을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 안의 사랑을 그저 되돌아오지
않을 강물처럼 흘려 보내는 것이 아닐까 ? 사랑이란 이름으로 오셔서 이땅에 온 몸을 던지신 분 , 죽기까지 순종하셔서 그 몸과 피를 나누어 주셨던 분 , 그 분의 사랑 감당치 못해 흘러 넘치는 사랑 나누기 위해 태평양을 건넜던 그 밀알들 처럼 나 는 왜 흘려 보낼수 없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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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 山頂 ) 과 심연 ( 深淵 ) 은 하나
“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케하고 아무것도 없는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 고후 6:10 나는 그 사랑을 몰랐고 의심했고 화부터 낸 130 년 조선인과 다름없었다 . 고통을 고통인 줄 모르는 자에게 고통을 벗겨 주 겠다고 하면 의심부터하고 화부터 냈던 조선처럼 나는 사랑 이 사랑인 줄 모르는 자이며 사랑을 베풀겠다하면 의심부터 하고 화부터 내는 조선인었다 . 보잘 것없는 83 세 치매 노인 의 몸뚱이가 커다란 사고의 흔적으로 두개골의 일부는 미쳐 덮이지도 못한 그 초라한 모습이 어찌 쓰일지 모른다 . 고집 스럽게 얼룩진 어둠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하지만 나 는 믿는다 . 알렌이 그랬던 것처럼 언더우드가 그랬던 것 처럼 아펜젤러가 그랫던 것 처럼 믿는다 . 믿음을 붙잡아 주시리라
믿는다 . 부활절 아침 언더우드가 드렸던 믿음의 기도처럼 믿 는다 . 보잘것 없기에 크고 초라하기에 빛난다는 것을 …. 슬픔 의 밑바닥을 본 자만이 유쾌하게 비상할 수 있다 했던가 ? 고 통안에 존재하는 기쁨을 전하고자 했던 사도 바울의 마음이 느껴졌다 . 내 자신은 너무 슬픈데 기쁘고 , 가슴 한켠이 총맞 은 것처럼 뻥 뚫려있는데 온전히 꽉차있는 상태 , 너무 고통스 러운데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벅찬 감격이 존재하는 상태 그 것을 느낄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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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지만 늦지않은 사부곡
“ 사랑하는 아버지 ! 아버지 그 사랑 저 알아요 . 좀더 일찍 사랑 한다 고백하지 못해 죄송해요 . 배워먹지 못한 자식처럼 굴어 너무 죄송해요 . 아버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사랑 멈추지 않으시는것 잘 알아요 . 근데 예전엔 몰랐어요 . 그게 사랑이라 는 걸 . 보고싶지 않았고 듣고싶지 않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 어요 . 아버지 ! 아버지안에 있는 사랑 부어 주셔서 감사해요 . 제 안에 그 사랑 있는줄 아는데 그 애절한 아버지의 사랑 노 래를 들려드릴 연약한 육신의 아버지가 이젠 들으실 수가 없 을것 같아요 . 제가 너무 더디 알게 되었어요 . 아버지 ! 사랑하 는 저희 아버지를 부탁해요 . 그리고 사랑한다고 꼭 말해 주세 요 ! 알게해 주세요 . 그 사랑 …. 늘 뭔가에 얽매여 있는 사람처 럼 평생을 갑갑해하며 사셨던 아버지를 너무 잘알고 있기에 보호 시설에는 보낼수가 없다는게 가족들의 결론이었는데 일 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 무기력한 제 모습이 너무 슬프고 초라해요 . 하지만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을 알기 에 내가 들려드리고 싶은 아버지의 사랑노래가 너무 늦지 않 았음을 믿어요 . 사랑하는 아버지 , 사랑하는 저희 아버지를 부 탁해요 !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 그리고 너무 늦게 사랑한다 말해서 죄송해요 .”
20 순례자의 샘터 2016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