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전선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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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지루하게, 또 때론 화끈하게 이어지던 각종 모임들, 그 덕에 무
지막지하게 시달려야만 했던 여러분들의 간을 돌아봐야 할 시간입
니다. 다들 안녕하신 겁니까?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거의 죽다 살아
났거든요.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말한다면 온 몸의 피가 다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알코올이 대체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저께 명동을
지나가다 헌혈차 아줌마에게 붙잡혔는데 제 얼굴을 보더니 바로 뺀
찌를 놓았을 정도니까요. 그분이 보시기에도 제 피가 많이 모자라
보였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인해 이달 내내 점심은 선짓
국이 되었다나 어쨌다나. 사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들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 싶습니다. 모쪼록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
경 쓰시기 바랍니다.
각설하고 병신년 앞자락에 선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계신가
궁금합니다. 특별하다면 특별한 이 시간들을 멍하니 흘려보내고 계
신 건 아니시겠죠, 여러분은 무엇을 준비하고 또 무엇을 이루고 계신가요? 아마 올 한 해 이뤄야할 목표들을 설
정하고 그를 위해 기초를 다지는 일을 하고 계시겠죠. 저도 빨리 그래야 하는데 아직까진 마감에 매어있느라 손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후딱 마감을 끝내고 저도 신년 계획을 잡아야겠습니다. 이번엔 허무맹랑한 금연, 금주
이런 건 안 할 겁니다.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것들을 찾아야지요. 어떤 게 좋을까요?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
인데요. 저희 독자분 중에서 행여나 서초동 주변을 지나가야 할 일이 생기거든 저희 사무실로 오셔서 저 좀 먹
여 살리시면 안 될까요? 안 되겠지, 그지, 흑. 좋은 아이디어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저희 홍은동 사무실로 찾아
와주십시오. 다른 건 몰라도 시뻘건 선짓국 한 그릇은 대접해드릴 용의가 있으니까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
십시오, 꾸벅.
FEBRUARY 2016
발행호수/제21권 제2호(통권 241호)
발행일/2016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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