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들어간다. 해수욕장은 급수심이 없어 서서히 걸어 들어
가면 꽤 멀리까지 나갈 수 있다. 허리 정도까지 물이 차면 그
제야 채비를 던진 후 줄을 풀면서 백사장으로 걸어 들어온
다. 족히 50m 이상은 캐스팅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초겨울에나 가능하지 한겨울에는 아무리 웨이더를 입어도
춥다. 다행스러운 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여름~가을에는
게가 가까이 붙지 않지만 겨울에 사람들이 없어서 조용해지
면 게는 백사장 가까이 붙는다. 굳이 물속까지 들어가 캐스
팅을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게낚시 전용 그물. 납추와 그물, 미끼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로 구성되어 있다.
그 다음은 지루한 기다림과의 싸움만 남는다. 게가 미끼로
쓰인 생선 대가리나 내장 냄새를 맡고 그물로 다가와 가늘
고 좁은 그물코에 다리가 엉키기를 노려야 한다. 이 과정은
사실 오래 기다릴수록 좋다. 그만큼 많은 마릿수의 게가 그
물에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루하다. 딱히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그래서 게낚시
는 대형붕어낚시처럼 다대편성이 필수다. 최소 3대 이상의
낚싯대를 펼친다. 약 20m 간격을 두고 낚싯대를 세워둔다. 그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낚시를 하다보면 시간은 금방 간
다. 이렇게 서너 시간 정도면 가지고 온 두레박은 금세 게로
가득 찬다.
어느 정도 기다림이 지루해지면 낚싯대를 세워 감아본다.
입질이라든가 챔질이라든가 하는 낚시 특유의 과정이 생략
낚싯대 서너 대를 펼쳐두고 던지고 걷기를 반복하는 것이
게그물낚시의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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