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우연히 첫사랑을 만나다
제 내린 첫눈이 아직 채 마르지 않아 도로 여기저기에 쌓여있다. 사실 첫
그
눈치고는꽤많이내렸었다. 오늘도꼭그날같다. 하늘마저우중충한것
이언제라도눈이내릴것같은그런날씨. 이런날에는어느허름한술집
에 처박혀 막걸리나 한 잔 하고 있으면 그만이겠지만, 회사에 매인 몸이라 그러지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다. 하긴 그제 눈이 올 때도 사무실에서 일하느라 눈이 내리는 것
도제대로보지못했으니...
남들은 첫 눈이 온다며 연인을 만난다 어쩐다 하며 좋아들 했지만, 애인도 없는 주
제라 언감생심 데이트는 생각도 못한다. 남자 나이 서른 다섯에 애인도 없다고 하면
다들 어디가 모자란 거 아닌가 하며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눈길이 싫어 억지로
여자를 사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렇다고 이 나이까지 여자를 사귀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도 남들이 겪은 만큼 사랑도 해보았고 이별이란 것도 해보았다.
단지 어느 순간부터 내 눈에 들어오는 여자가 없었을 뿐이다. 뭐 언젠가는 그런 여자
가 짠 하며 나타나겠지 하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나. 서른 다섯 먹은 중소 기업의
과장이영호가바로지금의나다.
66 누드 스토리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