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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장지기의 사랑 이야기
깜
빡 졸았던 걸까? 잠에 겨워 고개가 숙여지다 흠칫 놀라 일어났다.‘새벽 2
시..’발 아래로는 읽다가 잠이 든 소설책이 떨어져 있고 열려진 창문으로 제
법 싸늘한 바람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불빛 하나 없고 그저 바람
에스치는 나무들소리나이따금씩길게울고가는새소리뿐, 너무나 조용해서마치
진공상태에빠진것처럼느껴지는시간이었다.
<산장지기>.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나는 조금씩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폐인이되다시피했을때, 나를구해준것이바로지금의 이산장을소개해주면서 이
곳으로 가라고 권한 절친한 선배였다. 선배는 삶에 지친 내가 안쓰러웠던지 이 산장
을소개해주었다. 공기좋고인적드문이곳에서나를되돌아보라는것이었다. 굳이
그럴 마음은 아니었지만, 하도 간곡히 권하는 선배의 얼굴을 봐서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그게 세 달 전의 일이었다. 선배의 말은 맞았다. 사실 산장이라고 해도 이
곳은워낙깊은곳에위치해 있던터라찾아오는사람이 거의없었다. 봄이짙어지면
서 산장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하루에 한 두명 정도밖에
오지 않을 정도로 산장은 외진 곳에 놓여있었다. 피폐해진 나 자신을 추스르기에 이
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듯 했다. 처음 이곳에 올라오던 날 마을 이장님께 인사를
드리자심술궂은웃음을지으며놀리듯말하던얘기가떠올랐다.
“젊은 양반 가는 길은 아나? 고생하러 가는구먼. 허허..이보게 밤에 여자 조심하
게... 허허.. 거기 귀신 나와 이 사람아.. 허허..”이런... 안 그래도 산 속에서 혼자 있
을 내게 대뜸 귀신 얘기라니.. 그래도 사람 좋아뵈는 웃음을 지으며 밤에 먹으라고
컵라면에 소주 한 병을 넣어 주셨었지. 문득 그 얘기를 듣고 처음 올라온 날 밤새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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