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으로 붉은 점들이 점점이 찍혀있었다.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헛갈렸다. 수
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티슈로 보지를 닦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날 보더니 무안
한지몸을돌리곤말했다.
“저... 영우아너뒤돌아줄래? 나옷좀입을게.”
“아, 응 알았어.”난 즉시 등을 돌려 앉았다. 등뒤로 부시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
녀가 옷을 입었다. 이미 서로 볼 것을 다 본 사이임에도 등을 돌리고 있어야 된다니
좀우스웠다. 하지만이런그녀의모습이더사랑스럽게느껴졌다. 나도구석에처박
혀 있던 츄리닝 바지와 검은색 반팔 티를 주섬주섬 입었다. 슬쩍 뒤돌아서니 그녀는
어느새 옷을 다 챙겨 입고 머리 매무새를 정리하고 있었다. 우린 둘 다 서로 눈을 맞
추지못하고말았다. 이유모를어색함이서로를감싸고있었다. 수진이가잠시그러
고있다가그냥아무말없이몸을일으키길래나도같이서둘러일어서며말했다.
“수진아 데려다 줄게.”수진이는 잠시 대답이 없다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래.”
우리둘은서로어깨를옆으로 맞춰집 밖으로나왔다. 밖은어느새 어두워져캄캄해
져있었다. 낮의무더위는언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