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생각해 왔었는데... 처음부터 내 잘못인지도 모르는 일을 해버린 것이었다. 수
진이는이런내표정을보면서잠시침묵하다가가볍게날안으며얘기했다.
“괜찮을 거야. 어디서 봤는데 생리 직전이나 직후는 안전하데. 나 생리 끝난 지 얼
마안되었거든.”날위로하는듯한그녀의말에왠지더이상할말이없었다. 정작위
로를 받아야 할 쪽은 내가 아니라 수진이었는데...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엔 그 어떤 말
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가만히 수진이 이마에 입술을 갖다댔다. 짠맛이 배어났다.
“아... 나 다리 아프다.”그러고 보니 수진이는 지금까지 계속 다리를 벌린 채로 있었
다. 아플만도하겠구나란생각이들었다.
“아... 그렇겠다. 다리 쭈욱 뻗어.”난 몸을 들어 위에 휘감은 그녀의 다리를 내 몸
아래로 뻗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아직 그녀의 속에서 자지를 빼지는 않았다. 그 속
에 들어있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미끈거리는 감촉을 느끼며 잠시 시간을 지내다
난망설이면서말했다.
“나 뺄까?”그녀는 얼굴을 내 가슴 쪽으로 집어넣으며 자그맣게 얘기했다. 그녀의
얼굴에서화끈거리는것이내가슴으로전해지는거같았다.
“빼면흘러나올것같은데? 그냥... 잠시만이러고있자.”둘이이렇게많은땀을흘
렸음에도찝찝한 느낌같은건 없이따스한 체온만이느껴졌다. 또한동안이렇게 가
만히 있었다. 폭풍 뒤의 정적이 더 평온하게 느껴진다고 했던가? 맨살이 닿는 기분
이이렇게좋을줄몰랐다. 그녀가잠시뜸들였다얘기했다.
“나 이대로 자다 갈까?”난 잠시 생각했다. 나도 그녀를 안고 그냥 자고 싶었다. 하
지만 여긴 학교 사람들 눈이 미치는 곳이었다. 만일 누구 눈에라도 띈다면 그때야말
로 그녀나 나나 진짜 뒷감당 못하게 될 일이 생기게 될지 몰랐다. 그래도 안 돼라고
말할수없었다. 이기심과현실속에서망설이는데바로그녀가입을열었다.
“아니다. 역시 나 방으로 가야겠다. 나 씻고 싶어.”내가 씻어줄까 하는 말이 목구
멍바로앞까지나왔다가스러졌다. 수진이가더듬어서티슈를몇장뺀후몸을일으
켰다. 이윽고그녀의몸안에서힘을잃은내자지가빠져나왔다. 자지가빠져나오자
통증이 느껴지는지 그녀가 잠시 인상을 찡그렸다. 조그맣게 고개를 숙인 녀석이 쑤
욱 뽑혀 나왔다. 그 사이로 비치는 자줏빛 꽃송이들. 어느새 그녀가 누워있던 자리
친구에서 연인으로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