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친구에서 연인으로
자
취방의문에똑똑노크하는소리가들렸다. 대학에입학하면서자취방을얻은
내방에는 만화책이나 소설책 비디오 등 꽤 윤택한 문화환경(?)을 조성해 놓은
터라 손님이 늘 꼬였다. 지금과 같은 갑작스런 손님의 방문은 그리 별로 놀랄 일도 아
니었다. 하지만오후의나른함에왠지피어오르는성욕을느끼던때라자위라도해서
풀까 생각하던 때에 약간 귀찮음과 짜증을 느끼게 하는 방문이었다. 그래도 그런 내
색을할순없는터라마음을가다듬고물었다.
“누구세요?”
“나야 수진이. 방해되었니?”뜻밖에 여자목소리에 흠칫 놀랬다. 수진이라면 같은
과 동기였다. 이 아이와는 묘한 인연이 있는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입학
하고 개강하기 전날 아무도 없는 교정 과사무실 앞에서 처음 둘이 만나 서로 깜짝 놀
라한참을 웃어댔다. 대입시험볼 때도앞뒤로 앉아있었고면접때도서로같이들어
가면접을보더니학교에서첨본얼굴이또그녀와나였다니둘다신기해할수밖에
없었다. 아직 여고생의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는 단발의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
굴. 그리고 눈이 참 맑은 아이였는데 같이 시간을 보내며 겪어보니 이야기도 서글서
글하게잘하고같이있음옆의사람의마음을편안하게하는그런매력이있었다. 지
금은 한 학년이 올라가 좀더 성숙해진 듯 했지만 여전히 아직도 싱그러운 소녀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아이였다. 기숙사에 있다가 2학년이 되면서 그녀도 자취방을 얻어
나오게 되었는데 또 인연이 마법을 부린 것인지 내가 얻은 방 근처였던지라 가끔 놀
러오곤했던것이었다.
“아! 너였냐? 잠시 기다려. 방이 지저분해서 좀 치워야되니까 잠시 기다려 줘”남
자 혼자 있는 방이 대개 그렇듯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책들이며 과자봉지가 그냥 그
26 누드 스토리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