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우승하면 제가 표지모델인 3 월호 MAXIM 에 사인해서 보내드릴게요!”
응원 단상이 아닌 화보 촬영장에서도 여신의 아우라가 풍기는걸? WBC 우승 기원 화보인 데다가 제 직업이 치어리더니까 잘 어울린 것 같아요. 재밌었어요!
여신 콘셉트 할 걸 그랬나? 롱 드레스 입고. 청순한 콘셉트도 재밌었을 것 같아요. 치어리더라 섹시한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 전 핑크색 좋아하는 여리여리한 여자거든요. 도발적이거나 섹시한 이미지는 원래 제 성격과는 거리가 있어요.
이런 화보 촬영장은 낯설 텐데, 전혀 긴장한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 다들 잘 챙겨주시고, 예쁘다고 해주시니까 편안하게 했어요. 치어리딩 할 땐 관중도 많은 데다 팀원도 챙겨야 해서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니라 더 떨려요.
치어리더 박기량이 2015년 2월호에서 먼저 표지를 장식했다. 솔직히 우리 섭외 연락을 기다렸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2012년에 저한테 먼저 섭외가 왔었거든요. 충분히 여유가 있었죠.( 웃음)
에이, 치어리더 인기 투표를 보면 항상 1위가 박기량, 2위가 김연정이던데? SBS 스포츠에서 투표했을 때도 그렇고, 기사가 안 난 것 중에는 제가 1위 한 것도 많아요. 자신 있습니다! 기사가 2위였던 거죠. 사실 순위는 전혀 신경 안 써요.
‘ 얼굴은 박기량, 몸매는 김연정’ 에 동의하나? 저도 그 얘기 봤어요.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니까 존중해야죠. 그 와중에 몸매가 더 예쁘다고 해주시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웃음)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11년 차다. 처음 치어리딩 할 때와 비교해 바뀐 점이 있다면? 더 예뻐진 건 빼고. 대우 자체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치어리더란 직업의 경계선이 없었는데, 이제는 확실한 색깔이 생겼고 팬도 많아졌죠. 그때는 팬들도 A4 용지에 이름만 적어주는 정도였는데, 요새는 플래카드도 만들어주시고, 알아보시는 분도 많아요.
지난해에‘ 잠실 야구장 SK 치어리더 성추행 사건’ 이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날 보디가드로 뽑아달라. 아직 모든 구장에 원정팀 치어리더 대기실이 있길 바라는 건 욕심이라 생각해요. 요즘에는 그런 일이 정말 없는 편이라 저도 놀랐어요. 전에는 과음하신 분들 때문에 사건 · 사고가 많았지만, 이제는 규제도
생기고, 건강한 응원문화가 정착했거든요. 오히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팬들이 나서서 더 막아주실 정도예요.
치어리더를 하지 않았다면 뭘 했을까? 연예인을 해도 성공할 만큼 외모가 출중한데. 원래는 승무원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연예인 할 생각이었으면 20대 초반에 했겠죠. 그때 제의도 많이 들어왔거든요. 끼가 많지 않아서 연예인은 제가 갈 길이 아니라고 진즉에 판단했어요. 근데 이렇게 말하면, 왜 방송에 출연하거나 화보를 찍느냐고 묻는 분이 많더라고요.
이 자리에서 속시원하게 대답해봐라. 저나 기량이가 방송을 타서 사람들이 치어리더에 더 관심 갖게 됐어요. 그렇게 치어리더란 직업을 알리는 게 세상의 시선을 바꾸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응원 문화 발전을 위해 더 큰 발판을 만들려는 거니까 오해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현실적으로는 광고를 찍으면 수익 면에서 더 여유로워질 수도 있고요.( 웃음)
다양한 종목에서 활동한다. 농구, 배구, 야구, 축구 중 가장 치어리딩하기 힘든 종목은 무엇인가? 야구요. 야구장이 여름에는 기온이 39 ℃ 까지 올라가는데 찜질방에서 춤추는 기분이에요. 제가 더위까지 많이 타 거든요. 물론 가장 인기 많고 신나는 곳도 야구장이고!
종복별로 팬들의 응원 태도도 차이가 있나? 야구장은 치맥처럼 음주 문화가 있어서 힘차요. 목소리도 쩌렁쩌렁하시고, 큰 소리로 응원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죠. 실내 스포츠는 아직 수줍어하는 분이 많아요. 키스 타임 때도 야구장은 박력이 느껴지지만, 실내 스포츠는 부끄러워하신달까요?
김연정이 뜨면 연승한다고 해서‘ 연정 효과’ 라고 부른다면서? 올겨울에 깨졌어요! 부산 KT 소닉붐이 연패하면서... 이젠‘ 패요’ 래요, 패배의 요정. 어우, 정말 슬퍼요...
오늘 토토 사야 하는데, 혹시 승패에 대한 촉도 오나? 제 감인데 농구는 초반에 10점 이상 차이 나면 꼭 역전당해요. 5점 정도 지고 시작해야 이기더라고요. 야구는 선수가 등장할 때 느낌이 와요. 2년 전에 NC 다이노스 지석훈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칠 때도“ 아 ~ 지석훈 선수 홈런 칠 것 같은데 ~” 하자마자 땅! 홈런을! 이젠 촉이 생겨서 저도 무서워요.( 웃음)
이번 화보로 완판녀로 등극할 것 같은 느낌이 오나? MAXIM 3월호 완판 콜? 모르겠어요.( 웃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매정하다! 이런 질문에 보통은“ 당연히 완판이죠!” 라고 말하는데... 이건 징크스 같은 건데, 경기 전에 절대 승패 얘기를 안 해요. 얘기만 하면 꼭 지더라고요.( 웃음)
치어리딩 유니폼은 팀장인 당신이 결정하는 건가? 구단별로 콘셉트 차이가 있죠. 강한 이미지, 깜찍한 이미지 등. 보통 선수 저지는 지급되고, 치어리더 의상은 따로 제작해요. 다른 팀들은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편인데, 저희 팀은 직접 합니다! 공장 가서 의상 시안 넘기고, 원단 고르고, 사이즈 재서 맞춤 제작을 하는 편이에요.
체력 소모도 크고, 늦게 끝나는 일이다. 한창 밤새워 노는 거 좋아할 나이인데 아쉽진 않나? 일 끝나고도 친구들 만나면 쌩쌩하게 밤새워 놀았어요. 불과 2년 전까지는. 지금은 체력이 안 돼요. 어떻게든 더 자고, 밥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해요.
뭐하면서 놀았나? 역시 춤을 잘 추니까 클럽이겠지? 많이 놀러 다녔죠. 많은 분이 클럽에서 봤다고 제보도 했어요.( 웃음) 젊은 나이에 얼마나 놀고 싶었겠어요.
주량은? 밤새워 노는데 술이 빠질 수 없잖아? 잘 받을 때는 두 병 반에서 세 병? 취하면 화장실이나 비상구에서 끔뻑끔뻑 졸아요. 화장실에서 졸고 있어서 친구들이 못 찾은 경우도 있었어요.( 웃음)
이번 WBC 대표팀, 우승할 수 있을까? 역시 1위를... 아, 저 이런 거 말하면 안 돼요! 모르겠어요! 전 모르겠습니다!
큰일 날 뻔했군! 그럼 대활약할 것 같은 선수는? 워낙 잘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대호 선수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얼마 전에 출연하신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가슴이 찡하고 멋있었어요. 응원합니다!
아쉽지만 헤어질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MAXIM 독자들에게 WBC 우승 공약 걸어보는 게 어때? WBC 우승한다면 제가 표지 모델인 3월호 MAXIM에 사인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지금 충분히 건강한 응원 문화가 자리를 잡은 것처럼 앞으로도 부탁드릴게요. 스포츠 선수와 치어리더 모두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파이팅! MAXIM도 파이팅!
March 2017 maxim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