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 Page 51

GEAR
사소한 정도를 x축에, 귀찮은 정도를 y축에 두고 그래프로 표시한다면 완벽한 45도 우상향이다. 집에서 팬티 차림으로 있을 때 배달 음식을 받으러 나가야 하거나, 어머니가 지갑을 두고 왔다며 1층으로 갖고 내려오라 하는 상황 등을 떠올려 보라. 귀찮음의 소용돌이가 온몸을 감싸며,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욱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귀차니스트에게 자율주행 로봇인 지타( Gita) 의 등장은 패전 위기에 놓인 토르에게 쥐여주는 망치만큼이나 반갑기 그지없다. 지타는 이탈리아의 피아지오( Piaggio) 사에서 선보인 로봇이다. 시티 100의 조상님 격 원조 스쿠터인 베스파를 생산한 바로 그 회사 말이다.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피아지오사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제작하기 위해 2015년에 미국 메사추세츠 주 보스톤에 설립한 PFF( Piaggio Fast Forward) 사가 지타의 아버지다.
자율주행 로봇의 원조 격인 로봇 청소기가 다마스라면 이 녀석은 포르쉐 911 정도랄까. 360도 카메라까지 장착한 지타를 통해 이동 시야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몰카범으로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한 건 당연지사.
당신이 상상하는 로봇의 미래는 맥심카가 로봇으로 변신해 직접 배송을 하고, 알파고의 지능을 갖춘 자비스에게 자료 수집 명령을 내리는 것이겠지.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타 같은 로봇이야말로 우리가 죽기 전에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닐까. 그렇기에 생활밀착형 로봇의 출시는 반가울 따름이다. 사실 이것도 출시일과 가격이 발표된 후에 얘기할 문제겠지만.
송민호처럼 아버지에게 정답을 묻지 않아도 지타는 자율주행 로봇 판에서 위너가 되기 위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주 역할은 짐꾼이자 도우미. 체형은 약 66cm의 원형으로, 26인치 캐리어와 체급이 비슷하다. 양쪽에 바퀴를 달고 최대 35km / h의 속도로 달릴 수 있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까지는 따라잡는다. 양 바퀴가 엇방향으로 돌아가는 덕에 제자리에서도 무리 없이 좌회전, 우회전할 수 있다. 배터리는 일반 보행 속도를 기준으로 약 8시간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지타의 뚜껑을 열면 33L의 수납공간이 드러난다. 이곳에 최대 18kg 의 짐을 채워 넣을 수 있다. 명색이 로봇답게 한번 지나간 도로를 3D 지도 형태로 만들어 저장하고, 정해진 경로를 알아서 판단해 주행하는 것은 물론, 벽이나 기둥을 피해서 이동하기까지 한다.
거... 거길 누르면 이상해져버렷!
우리의 소원은 미녀 로봇
바로 이런 미녀 로봇.
중국 미녀 로봇, 쟈쟈 중국 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경험 교류 로봇 쟈쟈.“ 몇 살이세요?” 라고 물으면“ 그것은 여자의 비밀이잖아요” 라며 능수능란하게 대답한다. 순종적이고, 눈동자를 자연스럽게 굴리며 말에 맞춰 입술을 움직인다. 무엇보다 사람과 아주 유사한 신체로 설계했다고. 나만 상상하고 있는 거 아니지?
일본 미녀 로봇, 에리카 일본의 오사카 대학, 교토 대학 등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미녀 로봇, 에리카. 센서로 정보를 모아 상대방의 목소리와 움직임을 인식하고 대화까지 한다. 눈과 입을 비롯해 목 등 19곳이 공기압으로 움직여, 보다 자연스러운 표정이 강점이다. 그래 성진국답게 다음 목표는 공기압의 위치를 하체로 이동시켜보자!
March 2017 maxim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