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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텍필립 노틸러스. 현재 가격은 4,000 만 원.
2 빈티지 시계의 무브먼트를 매의 눈으로 확인하는 김 대표.
3 모래시계도 모으는 그녀.
4 닫으면 목걸이, 열면 시계. 특별한 선물로 좋겠다.
수집품 중 가장 고가의 제품은 얼마인가? 가장 비싼 건 6,000만 원이다. 그건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 지금 여기 가게에 있는 시계 중 가장 비싼 건 파텍필립 노틸러스다. 4,000만 원 정도 한다. 금도 안 둘렀고 다이아몬드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해당 모델의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높다.
김문정 대표가 알려주는 시계 수집의 기본!
시계 수집가는 대부분 남자인데 여자라 놀랐다. 다들 그러더라. 가게에 손님이 오면 아무도 내가 대표라고 생각 안 하다가 매니저가“ 대표님” 하고 부르면 그때야 놀라면서“ 여자가 시계를 모으네?” 라고 한다( 웃음). 아직 선입견이 있나 보다. 그래서 처음에 사기도 많이 당했다. 20대 후반의 경험 부족한 여자가 가게를 맡았으니 딜러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당시 3,000만 원 정도 사기를 당했다.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지.
굉장히 비싼 수업료를 치룬 셈이네. 시계를 모으게 된 계기는? 원래는 패션이 전공이고 일본에서 유학했다. 그때 도쿄나 신주쿠에 빈티지 시계숍들이 많았는데 아버지 심부름으로 종종 그런 곳에 들려 시계를 구하곤 했다. 그러면서 점점 빈티지 시계에 빠지게 됐다. 2008년 이후 세보진 않았지만, 그때 이미 수집한 시계가 2,000점이 훌쩍 넘었다. 지금은 더 많다. 하나를 팔고나면 뭔가 허전해서 다시 열 개를 산다.
그렇게 많은 시계를 모으려면 시간과 돈도 굉장히 많이 들겠다. 돈도 돈이지만 노력이 굉장히 필요하다. 빈티지 시계라고 다 모으는 건 아니다. 우선 상태가 좋아야 한다. 무브먼트 * 들이 모두 그 브랜드가 맞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또 시간의 오차가 2 ~ 3분 이상 나면 구매하지 않는다. 게다가 딜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최상품에 대한 정보를 먼저 얻을 수 있다. 이제는 일본 딜러들 사이에서 김 사장 하면 좀 유명하다.
* 무브먼트: 시계를 작동하게 하는 태엽이나 여러 부품을 일컫는다.
빈티지 시계 수리도 해주나? 손님들이 보통 부모님 쓰시던 시계라고 가지고 온다. 이런 고가 명품은 수리하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린다. 그런데 우린 한국 사람 아닌가?“ 어차피 오래된 거라 시간만 가면 된다. 흠집나도 되니까 빨리 해달라” 고 재촉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내가 직접 일본, 스위스, 영국 등 다른 나라 서적을 구해가면서 수리했다. 40년 넘는 경력의 엔지니어들도 까다롭게 섭외했고. 그렇게 20년을 하다 보니 용정 콜렉션 아니면 수리를 안 맡긴다는 손님도 많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이 자기 월급보다 더 비싼 시계를 사고 싶어서‘ 딜’ 을 하러 온 적도 있다. 자기 월급이 얼만데 몇 개월 동안 분납으로 해달라며 시계는 분납이 완료되는 날 찾으러 오겠다고 송아지 눈을 하고 보더라. 마음이 약해져서 그렇게 하라 했다. 또 빈티지 시계 수집가라면 다 아는 이야기인데, 자기가 태어난 연도의 시계를 구하는 게 어렵다. 한 번에 발견하면 정말 행운아인 거다. 그래서 어떤 손님은 자기가 태어난 년도의 시계를 사기 위해서 3년이 넘게 기다렸다.
영국의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사 회원이라고? 그렇다. 약 20년 전에는 회원 기준이 높아서 가입하기 힘들었다. 재산부터 신용까지 다 검사를 받아야 했다. 운이 좋았는지 28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회원이 됐다. 그때 경매사회장과 직접 면접을 했다. 처음엔‘ 이렇게 회장까지 다 만나야 회원이 되는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 어린 아가씨가 골동품을 모은다는 게 신기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나만 따로 미팅했다고 하더라. 여자 시계 콜렉터가 궁금하면 가게로 구경 와라.
샤워와 골프는 금물! 시계 콜렉터가 되려면 무엇보다 시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 시계는 충격과 습기에 매우 약한 제품이다. 정교한 부품들이 맞물려 작동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중심축이 틀어지고 제품의 가치가 내려간다. 수리비용도 많이 든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손목에 시계를 차고 골프를 친다. 역동적인 스포츠가 아니니까 그러는 것 같은데, 골프도 스윙할 때마다 시계에 제법 충격이 간다. 그러니 제발 시계 풀고 쳐라. 샤워할 때도 시계는 꼭 욕실 밖에 두고.
초심자라면 롤렉스 고가의 물품을 모으는 콜렉터라면 재테크는 반드시 염두에 둬야한다. 이때 어떤 브랜드를 사야 하는지 고민 된다면 롤렉스를 사라. 롤렉스는 예물로도 수요가 많고, 현실적인 가격대에 매물이 꽤 있다. 관리만 잘하면 가격도 잘 안 떨어져 초심자에게 가장 후회 없는 콜렉션이다.
자동차 한 대를 손목에?
March 2017 maxim 1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