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 Page 130

AGENDA / WOLVERINE

Good-bye, Logan

by 이슬기
지난 17 년 간‘ 울버린’ 으로 살았던 사나이 휴 잭맨. 그의 마지막 울버린 이야기, < 로건 >.
“ 그는 키가 너무 커서 울버린에 어울리지 않는다” 1999 년,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 엑스맨 > 제작에 들어간 미국의 폭스( FOX) 사는 주연 캐릭터인‘ 울버린’ 역을 맡을 배우 캐스팅에 고심하고 있었다. 처음 물망에 오른 배우는 영화 < 글래디에이터 > 의 흥행으로 세계적 스타가 된 러셀 크로. 그의 거칠고 마초적인 이미지는 원작 울버린 캐릭터와 아주 잘 어울렸다. 그러나 당시 < 글래디에이터 > 이후 강한 느낌의 캐릭터를 피하고자 했던 러셀 크로의 개인적 사정과 너무 높아져 버린 그의 몸값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어른의 사정(?) 이 합쳐져 그의 합류는 무산되었고, 제작진은 차선책으로 오디션을 통해 스코틀랜드 출신의 배우 더그레이 스콧을 캐스팅한다. 하지만 그는 영화 < 미션 임파서블2 > 의 촬영 일정이 겹쳐 끝내 합류하지 못했고, 그 결과 오디션에서 더그레이 스콧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던 배우가 울버린 역을 맡게 된다. 문제는 그가 히트작 하나 없는 무명( 無名) 배우였다는 점. 이는 울버린 역을 맡은 배우가 이름값 높은 스타이길 원했던 제작진의 바람과 맞지 않는 부분이었고, 게다가 그는 키 161cm 에 불과한 원작 울버린에 어울리지 않는 189cm 의 장신이었다. 원작 캐릭터와 판이한 거구 울버린의 등장에 마블 코믹스의 팬들은 불만을 드러냈지만, 그를 만나본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이 캐스팅이 매우 성공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폭스와 브라이언 싱어의 선택은 옳았다. 우여곡절 끝에 캐스팅된 이 배우는 한편으로 끝날 계획이던 < 엑스맨 > 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가장 사랑받는 히어로 영화 시리즈로 만들었고, 원작 마블 코믹스 속 울버린의 이미지를
본인의 아우라로 압도해버리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제 전 세계 영화 팬 중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바로‘ 울버린’ 그 자체, 휴 잭맨의 이야기다.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출연작, < 로건 > 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울버린은 무수한 등장인물이 쏟아져 나오는 < 엑스맨 > 시리즈에서 실질적인 주인공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원작인 마블 코믹스에서도 대단히 인기 있는 캐릭터이지만, 실사 영화 시리즈에서의 인기는 다른 모든 엑스맨 캐릭터들을 병풍으로 만들어 버리는 수준이다. 아예 엑스맨 시리즈와 별개인 울버린 외전 시리즈를 따로 만들었을 정도니 더 설명해봤자 입만 아픈 수준. 이런 울버린의 지위 상승에 휴 잭맨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휴 잭맨 역시 울버린을 연기하며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으니 아주 바람직한 윈-윈 관계라 할 수 있다. < 로건 > 은 < 엑스맨 탄생: 울버린 >, < 더 울버린 > 에 이른 울버린 외전 시리즈 3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나이가 들어 돌연변이로서의 능력을 잃어가는 울버린‘ 로건’ 이 자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어린 소녀 로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내용을 담았다. 스토리만 들어서는 울버린 판 < 아저씨 > 나 < 라스트 오브 어스 > 가 될 것 같은데, 미국 현지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 반응이 엄청난 터라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아무리 망작이어도 휴 잭맨 때문에 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평가까지 좋으니 개봉하면 닥치고 영화관으로 뛰어가야겠다. 그동안 감사했어요, 잘가요 로건!
1 2 6 maxim March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