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otic Essay
훔쳐보기로 시작된
불장난의 결말
우연히 건너편 아파트를 보게 되었다. 거리가 꽤
떨어져 있어서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여자의
나신, 정말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를
목격하게 된 것. 거기까지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자신의 집에서 옷을 벗는 게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잖은가. 그런데 내가 그걸 봤다는 게
문제였다. 각도가 좋지 않아 잠깐 본 것이었지만 그건
틀림없이 나신이었다. 그날 이후 내 신경은 그 집에
매여 있었다. 혹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하는 헛된
희망이랄까. 헛된 일이란 걸 알면서 포기하지 못하는
나. 그 헛됨은 그리 멀지 않아 현실로 나타났다.
SPARK April 2018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