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7, 23 - Page 9

미국사회

2023 년 3 월 17 일 - 2023 년 3 월 23 일 A-9

멕시코 , 과연 안전한가 ?

< 김준교 기자 > 근래 멕시코에서 강력범죄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현지 치안에 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다 . 현지인이 아닌 관광객도 범죄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 실제로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2021 년 2 천 9 백만 명의 미국 여행객이 멕시코를 방문했 으며 , 멕시코에서 타살로 사망한 미국 시민 권자는 75 명이었다 . 여기에 칸쿤을 비롯한 관광지도 안전 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 가 나온다 . 칸쿤에서도 마약 카르텔 조직 등 이 연루된 총격 사건이 간간이 발생하고 있 기 때문이다 . 과연 멕시코는 얼마나 안전하 며 , 멕시코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어떻 게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을까 ?
최근 범죄 사례 얼마 전 미국인 4 명이 멕시코에서 무장 강 도에게 납치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미국 사 회는 충격에 빠졌다 . 이들은 친구의 수술을 위해 지난 3 일 육로로 마타모로스라는 도시 를 방문했다가 병원 근처에서 변을 당했다 . 미국은 멕시코 정부와 공조 수사를 펼친 결 과 7 일 피해자들을 찾았으나 , 이미 2 명은 숨 진 뒤였다 . 당국은 현지 마약 카르텔 조직 원들이 피해자들을 경쟁 마약상으로 오인해 범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 실제로 9 일 한 카르텔은 범행을 저지른 게 자신들의 조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을 멕시코 경찰에 인도했다 . 휴양지로 잘 알려진 마타모로스는 텍사스 등에서 차로 멕시코 중심부를 방문하는 미 국인들이 흔히 거쳐가는 도시다 . 하지만 마 약 카르텔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범죄 사고 가 증가해 이제는 미국 국무부가 여행경보 를 발령한 지역이기도 하다 . 멕시코 최대의 관광지인 칸쿤과 그 인근에 서도 가끔이지만 총기 사고가 발생한 바 있 다 . 작년 1 월 27 일에는 칸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으며 , 재작년 11 월에는 칸쿤 남 쪽 지역에서 경쟁 마약 조직들이 총격전을 벌여 조직원 두 명이 사망하고 관광객 한 명 이 경상을 입었다 . 칸쿤은 한인을 비롯한 미 국인들도 휴가철에 자주 찾는 곳이어서 충 격을 주고 있다 .
여행경보 미국 국무부는 작년 10 월 멕시코에서 살인 , 납치 , 차량 탈취 , 강도 등 강력범죄가 빈번하 다며 32 개 주 중 여섯 곳에 4 단계 경보인 ‘ 여 행 금지 ( Do Not Travel )’ 를 발령했다 . 마타모로스가 있는 타마울리파스를 비롯 해 콜리마 , 게레로 , 미초아칸 , 시날로아 , 사 카테카스가 여기에 포함됐다 . 바하칼리포르니아 , 치와와 , 두랑고 , 과나후 아토 , 할리스코 , 모렐로스 , 소노라 등 7 개 주 에는 3 단계 경보인 ‘ 여행 재고 ( Reconsider Travel )’ 를 발령했다 . 2 단계 경보인 ‘ 여행 경계 ( Exercise Increased Caution )’ 가 내려진 곳도 17 곳이 나 돼 안전 지역은 유카탄과 캄패체 , 둘 뿐 이었다 . 칸쿤이 있는 킨타나 로오는 2 단계 경보 지 역이다 .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 우 리는 분명히 경고하고 있다 ” 며 “ 국무부가 여 행경보를 다시 공지했으니 미국인들은 출국 전에 이를 잘 확인하라 ” 고 말했다 . 한국 외교부도 타마울리파스와 미초아칸 등 두 개 주에 한해서는 3 단계 , 그외 멕시코 전역에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 특별여행주의보는 2 단계인 ‘ 여행자제 ’ 보다 심각하고 3 단계인 ‘ 출국권고 ’ 보다는 온건한 단기적 경고 조처다 .
안전하려면 멕시코는 워낙 땅이 넓은 만큼 지역마다 치 안 수준이 다르다 . 여행사 그리더의 바네사 카렐 대표는 “ 안타깝게도 카르텔의 위험에 서 100 % 벗어날 순 없을 것 ” 이라면서도 “ 강 력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 어딘지 는 잘 기록돼 있으니 시간 내서 살펴보길 바 란다 ” 고 말했다 . 보안업체 글로벌 가디언의 마이클 발라드 정보본부장은 “ 주마다 , 도시 마다 안전 정도가 전혀 다르다 ” 며 “ 국경 근 처 도시는 카르텔들이 경제적 주도권을 놓 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곳이니 가지 말라 ” 고 권고했다 . 이어 “ 벼락에 맞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폭 풍이 치는 데 나무 밑에 서있으면 확률이 올 라간다 ” 며 “ 멕시코에서 접경 지대 등 범죄 가 많이 일어나는 도시 근처에 가는 게 바로 그런 일 ” 이라고 설명했다 . 비교적 안전한 지 역으로는 칸쿤을 비롯한 관광 명소들이 꼽 힌다 . 여행사 저니 멕시코의 재커리 레비너 CEO 는 “ 마타모로스는 칸쿤에서 1,360 마일 떨어진 곳으로 , 이는 텍사스 남부와 일리노 이 시카고 사이 거리와 동일하다 ” 고 강조했 다 . 여행 안전 업체에서 관리자로 일하는 하 이메 로페즈아란다도 “ 관광지와 멕시코 시 티 , 과달라하라 , 몬테레이 같은 대도심은 비 교적 안전하다 ” 고 말했다 .
그러면서 반드시 본인이나 아는 사람의 차 에만 타고 대도심 밖에선 낮에만 활동할 것 , 우범 지대를 피하고 혼자 다니지 말 것 , 언론 보도와 정부 경보를 항상 확인하고 휴대전화 를 충전해둘 것 등을 추천했다 .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준비할 것도 많다 . 목적지의 치안과 보건 상태는 물 론 숙소 , 이동 수단 , 통신 수단까지 여러 번 확인해야 한다 . 로페즈아란다는 “ 친구와 가 족들에게 여행 계획을 모두 알리고 지속해 서 연락을 취하라 ” 고 말했다 . 멕시코에서 미 국인 네 명이 납치당하고 두 명이 숨지는 참 변이 발생해 미국 사회가 깊은 슬픔에 잠겼 다 . 이런 가운데 봄방학이 시작하고 , 더 나아 가 여름 휴가철이 오면 멕시코로 여행을 떠나 려던 사람들은 걱정이 앞설 수 있다 . 전문가 들은 칸쿤과 같은 관광지와 사람이 많은 대도 시를 벗어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적다고 말했다 . 하지만 칸쿤에서도 총격 사건 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 만큼 멕시코를 방문 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현지에 도 착하기 전에 미리 안전을 위한 준비를 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 무엇보다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가 발령한 여행경보를 확인하고 위험 한 지역은 방문을 피해야 한다 . 언제나 자신 의 안전은 자신이 챙기고 , 되도록 미리 챙겨 야 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