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Biz Beauty Store October 2018 | Page 13

편집인 칼럼 어두움을 보아야 알게 되는 밝음의 가치 세 상은 음양의 법칙에 의해 조화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좋음이 있으면 나쁨도 공존한다는 원칙이다. 그런데 항상 밝음만 있을 때는 빛에 대해 귀함을 느끼기 어렵다. 평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빛도 어두워져야 귀함을 깨닫게 되고 다시 밝아지면 금방 밝음의 고마움을 잊게 되는 것도 세상의 이치인지 모른다. 중국 헤어공장 트레이드 쇼에서 두 여성 경영인을 만났다. 두 사람 모두 한인 뷰티 산업을 대상으로 인모헤어를 공급해 온 메이저급 회사 경영인이다. 그중 한 여성은 한인 뷰티서플라이에 등을 돌리고 직접 소매점을 오픈한 르베카 패션의 웬킹 정 대표이사이고, 또 다른 여성은 중국 헤어공장의 원조 격인 남중국헤어제품사(South China Hair Products) 르베카 챈 대표이사다. 사진의 왼쪽부터 박선희, 표여식 네이버 뷰티 코업 물품선정위원, 한인 뷰티서플라이 덕에 큰 부를 축적한 회사가 직접 미국에 소매점을 연 이유를 듣고 르베카 챈 남중국헤어제품사 대표, 싶어 화려하게 꾸민 르베카 패션사 부스를 찾아가 웬킹 정 대표를 만났다. 소매점 오픈 안정원 벨라크라운 사장 사실이 밝혀지기 불과 이삼일 전까지도 사실을 부인하던 그녀의 표정을 보고 싶어서였다. 웬킹 정 대표는 “말도 섞고 싶지 않다. 왜 귀찮게 구는가? 나를 존중해 주라. 인터뷰도 거절이고 인사도 나누고 싶지 않다"며 마치 쓰고 있던 가면이라도 벗어버린 어두운 얼굴이었다. 이제 와서 누굴 원망하겠는가? 어둠을 어둡게 보지 못한 탓인 것을. 씁쓸한 마음으로 쇼장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우연히 남중국헤어제품사 르베카 챈 대표를 만났다. 챈 대표는 중국이 개방하기 전인 1989년부터 한국 공장의 코치를 받아 인모 제품들 가공해 온 전통 있는 회사다. 지금은 아들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지만, 영광스럽던 과거와는 달리 사세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요즘 중국공장 상황이 어떠냐는 질문에 챈 대표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주문이 줄어든 것 같다. 다른 공장들은 작년 매출의 30%밖에 하지 못했다고들 한다.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챈 대표는 미주 한인 뷰티서플라이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르베카사의 미국 소매업 진출로 인해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 한인 뷰티서플라이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함께 간 네이버 뷰티 물품선정위원들과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떠나는 르베카 챈 대표의 뒷모습을 보면서 밝음의 고마움을 밝을 때 알아주지 못했던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단돈 몇십 센트 더 싸게 사려고 원조 격인 공장을 쉽게 버리고 얄팍한 장사꾼을 거부로 키워놓은 우리의 과거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아쉬움이 더 큰 지도 모른다. 실수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 이제라도 밝은 마음을 갖은 공장을 감싸주고 어두운 마음을 갖은 공장을 엄단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넘치는 음지를 더 많은 양지로 채워 올바른 화합과 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