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어떻게 뷰티산업의 품위가 이렇게 떨어질 수 있는가?”
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BIN New York 을 중심
으로 벌어진 소매점주 멱살 잡기 사건 때문이다. 일부에
서는 “갑질 도매상의 횡포”로 사건을 확대하여 해석하
고 있지만, 그보다는 뷰티업계 전체의 품격을 깎아내리
는 민망한 사건이라는 우려가 더 커 보인다. 도대체 어
떤 이유로 벌어진 사건인지 들여다보자.
에빈 뉴욕은 NFBS 트레이드 쇼에 불참하는 대신 쇼 하
루 전날 회사로 참가자들을 초대했다. 얼핏 듣기에는 대
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소매협회가 항공료와 호텔비 등
을 지급하고 연 잔칫집 앞에서 좌판 깔고 장사하는 것
과 같아 부도덕한 행위로 간주하는 일이다. 주최 측인
NFBS 총연합회 (총회장: 임종표)는 오래 전부터 에빈
의 이같은 계획을 적극 만류하고, 대신 쇼장의 부스에서
고객들을 만나줄 것을 촉구했다. 에빈은 그런 주최 측의
만류를 뿌리치고 쇼에 불참하고 회사로 바이어들을 불
러들였다. 그리고 다음 날, 다소 경직된 상황에서 에빈
의 제임스 박 부사장은 부하 직원과 함께 쇼장을 방문
했다. 등록 절차도 밟지 않은 채 다른 방문자의 명찰을
빌려서 입장한 것이다. 이 또한 정상적인 행위라 하기는
어렵다. 행사 진행을 담당한 이석찬 NFBS 부회장과 몇
몇 임원이 제임스 박 부사장에게 정중히 퇴장을 요구했
다. 박 부사장은 당혹스러움을 표하면서 반발했다.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한인 이민사회의 기둥과 같은 뷰티산업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여기까지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보
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언성이 오가는 과정에
서 에빈 뉴욕의 제임스 박 부사장이 행사 진행 책임자
멱살을 잡고 말았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최
소한의 품격마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뷰티업계 53년
역사에서 도매업체 대표가 소매업체 대표의 멱살을 잡
은 일은 분명 처음으로 기록될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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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S M O B I Z B E A U T Y S T O R E
총연합회는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전국 각 지역 소매협
회 대표와 임원들에게 카톡을 통해 알렸다. 에빈 뉴욕은
한 발 더 나가 11페이지 분량의 공문을 전국의 소매점
에 우편으로 발송했다. 에빈 뉴욕은 잘잘못을 떠나 “축
제의 장”이라는 곳에서 소란이 벌어지도록 한 책임이나
소매점 대표의 멱살까지 잡은 돌발행위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오히려 에빈이 억울한 피해자라는 내용
의 공문을 전국의 각 소매점에 배포하면서 문제를 키우
고 말았다. 일부 관계자들은 에빈이 의도적으로 소란을
피우고 신생회사의 이름을 알리려는 저급한 노이즈 마
케팅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에빈의 편지를 받아 본 소매점은 어리둥절한 분위기다.
총연합회 측의 입장을 아직 접하지 못한 상황에서 에빈
의 공문만 받아 본 소매점은 뭔가 총연합회가 큰 실수
나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오해할 만한 내용의 공문이다.
한국 언론사들 사이에서 요즘 유행하는 <팩트 체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해 보자. 첫째, 총연합회는 매년 여러
도매업체의 협조를 얻어 소매협회원들을 초대해 트레
이드 쇼를 개최하고 있다. 협회원들을 모으기 위해 총연
합회는 항공료, 호텔비, 식사 등을 제공한다. 에빈은 쇼
에 투자하는 대신 그렇게 모여든 바이어를 중간에서 회
사로 초대하고 수십만 불 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
려졌다. 팩트다. 둘째, 트레이드 쇼장에 입장하기 위해
서는 누구나 간단한 등록절차를 밟아야 한다. 예외는 없
다. 그런데도 에빈의 제임스 박 부사장과 직원은 정해진
등록절차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명찰을 빌려 입장했
다. 팩트다. 셋째, 주최 측은 절차를 무시하고 쇼장에 입
장한 제임스 박 부사장에게 퇴장을 요구했다. 눈감아 줄
수 있는 일이지만, 바로 전날 벌어진 정황을 고려하면
주최 측 임원으로서는 퇴장을 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 넷째, 주최측 임원은 정중히 퇴장해 달라고 요구했
고 에빈의 박 부사장은 이를 거부했다. 양측 모두 확인
해준 팩트다. 다섯째, 고성이 오간 것은 박 부사장이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