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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글]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게.. [감동있는 글] (출처- 월간 좋은생각, 문학과 사람들, 외) 어머니의 손가락 - 문학과 사람들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 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인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 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요!! 아직 개시도 못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 저어... 아저씨! 순대국 두 그릇 주세요 ˝ ˝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 볼래 ˝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 다... ˝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 손님 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야... ˝ 그렇지 않아도 주눅든 아이는 주인아저씨의 말에 낯빛이 금 방 시무룩해졌다... ˝ 아저씨 빨리 먹고 갈게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 아이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 을 꺼내 보였다... ˝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한다 ˝ 잠시 후 주인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그리 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게 ˝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국밥 속에 들어 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앞 못보 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주었다... ˝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 문학과 사람들 간호사로 일할때의 일이다. 아침에 출근해보니 아직 진료가 시작 되기에 이른시간이었음에도 25살남짓 되어보이는 젊은 아가씨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주머니가 두 손을 꼭 마주잡고 병원 문 앞 에 서 있었다. 아마도 모녀인듯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그들을 향해 말을했다. ˝아주머니,아직 진료시간이 되려면 좀 있어야 하는데요. 선생님도 아직 안 오셨습니다˝ ˝............˝ ˝........˝ 내 말에 두 모녀가 기다리겠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마주 보았다. 업무시작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두 모녀는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작은 소리로 얘기를 주고받기도 하고, 엄마가 딸의 손을 쓰다 듬으면서 긴장된, 그러나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위로하고 있었다. 잠시 후, 원장선생님이 오시고 나는 두 모녀를 진료실로 안내했 다. 진료실로 들어온 아주머니는 원장님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 했다. ˝얘, 얘가, 제 딸이예요.예..옛날에, 그니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에, 외가에 놀러갔다가 농기구에 다쳐서 왼손손가락이 모두 잘렸 어요. 다행이 네 손가락은 접합수술에 성공했지만, 근데,네..네번 째 손가락만은 그러질 못했네요..˝ ˝....................˝ “다음달에 우리딸이 시집을 가게됐어요. 사위 될사람이 그래도 괜 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디 그런가요. 이 못난 어미 때문에 어린 마음에 상처만 많이 줬지만 그래도 결혼반지 끼울 손가락은 주고 싶은게 이 못난 어미 바람이예요. 그래서. 말인데 늙고 못생긴 손 이지만..제 손가락으로 잘라 접합수술이 가능한지.....˝ 그 순간 딸도 나도 그리고 원장 선생님도 아무 말도할 수가 없었 다. 원장님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채. ˝ 그럼요, 가능합니다. 예쁘게 수술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두 모녀와 나도 눈물을 흘리 수밖에 없었다. 자식을 위해서는 가족을 위해서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버리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기성세대라고 비웃고 싶어했던 적은 없었을까요? 속물이라고 마음에서 밀어냈던 적은 없었을까요?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느 시인은 우리들의 아버지를 이렇게 노래합니다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줄께... ˝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아저씨는 조금 전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송정림의 마음 풍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