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 ISSUE 04 MISTAKE 실수 | Page 88

Q. 제주도에서 자라시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바순을 시작해 레슨을 받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전주에 가셔서 한 달만의 혹독한 연습을 통해 바순 전공으로 음대를 가셨는데요. 어떻게 바순을 전공할 생각을 하셨나요? Q. KBS 교향악단은 한국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만큼 경쟁률도 많이 셌을 텐데요. 처음에 자연스럽게 바순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 매력적인 거예요. ‘아, 저 악기는 뭘까’, ‘나도 저 악기를 한번 불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현실이 되었고, 한국에서 제가 KBS 교향악단의 오케스트라 단원이라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놀라요. 어떻게 그런 훌 음대를 나오고 나서 독일로 9년 동안 유학을 갔다 왔죠.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지 한 8개 륭한 곳을 들어갔냐고. (웃음) 그만큼 사람들이 KBS 교향악단을 한국에서 최고의 오케스트 월 정도 됐어요.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오디션을 봤을 때엔 경쟁률이 어마어마했어요. 보통 다른 오케스트라에서 오디션을 본다고 하면 바수니스트들은 최대 14명 정도 지원하고 그러는 데, KBS 교향악단에서 단원을 뽑는다니까 바순만 25명이 지원한 거예요. 한국에선 희귀 악 기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Q. 하지만 현실은 열정만큼 따라주질 않아 유학생활 중 실수를 많이 저지르셨다고요. 이렇게 경쟁률이 센 오디션에서 합격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자마자 그는 울먹거리며 주위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 사건이 그에게 있어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었는지, 저는 오디션을 진짜 많이 봤어요. 한국에서는 한 10번 정도의 오디션을 보고, 독일에서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는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며 눈을 반짝거렸다. 는 50번 이상의 오디션을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오디션들에서 계속 떨어졌어요. 오 디션을 보는 도중에 실수를 할 때도 있었고, 안 할 때도 있었지만 정작 저에게 돌아오는 건 ‘불합격’뿐이었죠. 상상도 못할 정도로 상처도 많이 받고 그랬어요. 특히 오디션을 보 는데 실수를 했을 때가 내 자신이 가장 어리석어 보였죠. 예를 들어 바순을 불다가 음 이 탈이 나거나, 높은 음에 도달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거나, 또는 아예 멜로디 자체를 까 Q. 합격하고 나서의 감흥은? 먹은 적도 있었죠. 아마 KBS 교향악단에 합격한 순간이 내 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 요. 실은 음악을 전공하고 많은 후회를 하고 실수를 할 때마다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 거든요. 악기는 특성상 하루에 최소 네 시간씩은 연습을 해 줘야 해요. 그런데 그렇게 하루 하루 연습하다보면 지겨워 미칠 것만 같고, 온 몸이 쑤셔요. 그래도 저는 음악이 좋으니까 Q. 천재는 어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랴. 수많은 오디션을 보고 탈락하셨기에 노하우가 연습하는 거고, 오디션에 합격한다던지 연주회가 끝나고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 쌓여서 KBS 교향악단에 합격하게 된 것이 아닐까요. 을 때는 ‘아, 이게 나의 힘들었던 순간순간의 결과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뿌듯해 해요. 제가 2012년에 KBS 교향악단 오디션에 붙었는데, 그 이유가 그만큼 과거에 오디션을 많 “실전에서는 절대 실수가 용납될 수 없다.” 이 보면서 실수했던 이유를 보완하고, 채우고, 경험하고 또 거기서 오는 교훈 같은 것들 을 계속 연구하고 도출해내고, 실천해서 그런 것 같아요. 만약 한 오디션에서 실수를 했 으면, 그 다음 번에 그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50-60회 정도 되면 기회를 잡 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오디션에 떨어져 보니, 연륜이 생겨서 오디션에 대한 감이 잡힌 것 같아요. 그래서 운이 좋게 KBS 교향악단에 붙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