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제서야 깨달았다. 모든 것이 무
제였음을. 알 수 없는 허탈감이 밀려왔고
그와 동시에 몸을 휘감는 슬픔에 난 고개
를 숙여 바다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검은
것이 꿈틀거리는 듯한 바다가 눈물로 흐릿
해져 마치 밤하늘을 가둬 찰랑거리는 듯해
보였다. 지금 난 내 행동마저도 이 눈물에
가려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미 알
버려진
*
둥지
고 있는 결과를 어리석은 희망에 가려 선
택한 것도, 지금 이곳에 온 것도 모두 헛된
“인간은 사실 새였다는 거 알아?”
것이었고 모두 내 실수일 뿐이었다.
이 이혼은 내가 원한 것이었다. 내가 아무
단편소설 김다영
말도 하지 않는 이상 남편은 먼저 이혼을
그런 정도의 의미 없는 말을 내뱉고는 놀리듯이 입술을 비뚤게 접어
하자고 할 사람은 아니었고, 그 것을 알았
올리는 것이 그녀의 버릇이었다. 그리고 여자라는 느낌보다도 장난꾸러
기에 내가 먼저 꺼낸 것이었다. 사실은 그
기 남자아이와 같은 느낌이 더 강했던 그 미소는 그녀가 좋아하는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