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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기에 그저 가장
해 시커멓기까지 한 바다가 한 눈에 들어
니 이번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닌가.
님이라고 부르면 되. 그리고 아가씬 정말
빠른 배 시간을 확인해 표를 샀다. 그 곳이
왔다. 앞으로 이곳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종일 바라보고 있었던 바다는 아름답
특히 한 걸 본거야. 저거 운이 따라줘야 볼
어딘지도 모르는 채로.
며칠 되지 않는다는 것이 새삼스레 슬퍼진
고 고고했다.
수 있거든 거기다 처음 오는 사람이면 더.”
배는 거의 나 혼자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
다.
선장님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으며 입을
“어이!”
이 아닐 정도로 텅 비어져있었다. 창문을
다물고는 그 섬을 보셨고, 나는 잠시 흔들
리는 배에서 계속 서 있는 것이 힘들어 배
열자 차가운 바람이 파고들었고 난 그 싸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에 눈이 뜨
늘함에 이유 모를 편안함을 느꼈다. 얼마
였다. 어제 이불을 피고 누워 있은 후 언
함께 배를 타러 나가는 인상이 좋은 중년
안에 잠깐 들어갔다.
문을 열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감각을 잃
제 잠든지도 모르게 자 눈을 뜨는 것조차
남성이 나에게 어서 오라는 듯 손짓 했고
조금 시간이 지났으니 섬을 또렷이 볼 수
은 얼굴에 창문을 닫았고 배 안의 바닷바
도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소란스런 것을
그것을 본 내 마음 역시 다급해져, 발길이
있다는 기쁨에 다시 뱃머리로 나가 보려
람과 섞여 미지근해진 공기가 내 얼굴을
내보내고 있는 것은 베란다 밖, 항구였다.
무거웠다.
했으나, 내가 나갔을 땐 이미 섬이 흔적도
감싸, 아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항구엔 각종 배들이 아롱거리는 불을 키고
내가 마지막 탑승자였는 듯 내가 배에 타
없이 사라져 있었다.
남실거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어
자 곧 배는 출발했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을 몇 번이
디론가 가고 말하고, 움직였고 그 생동감
그것을 거스르는 나에게 벌을 주는 듯 오
말도 안 돼는 상황에 대한 황당함과 충격
나 반복하고 나서야 배는 섬에 도착했고
에 어쩐지 쓸쓸한 느낌이 들어 내일 나 역
늘따라 유독 바람이 찼다.
에 그 자리에 붙어버린 날 보고 선장님은
난 배에서 내려, 삼삼오오 몰려 어디론가
시도 가 봐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
가는 존재조차도 몰랐던 함께 배를 탄 사
를 돌렸다.
잠시 웃더니 무제(霧堤)라는 거야 라며 한
어느 정도 지점을 가자 배는 더 이상 움직
마디를 던졌다.
이지 않았고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은 분
이제껏 무제라는 것은 제목이 없는 것이라
하루 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생각하지도
주히 자신의 낚싯대를 던졌다. 약간은 여
는 뜻 밖에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나는 더
모르겠다.
않으며 오로지 바다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유로운, 또 약간은 끕끕한 기분으로 그들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선장님을 쳐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고 나서야 느릿하게
마치, 거짓말 같았던 신혼여행 때처럼. 그
이 하는 양을 바라보았고, 다른 곳에서 보
봤다.
잘 곳을 찾아 걸어갔다.
는 나를 신혼여행에서 조차도 피했었다.
는 바다의 모습의 색다름에 배를 크게 한
“무제는 그니까 안개섬이라고 해야 할까?
최대한 먼 곳으로 가장 바다가 잘 보이는
아마 그는 내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겠
바퀴를 돌기로 하고 자리에서 움직였다.뱃
암튼 그런 거야. 지금 아가씨가 봤듯이 무
곳을 찾다보니 유일하게 숙박 시설 중 한
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가 내가 잘 때
머리에 오자 바다에 저 멀리에 무엇인가가
제는 존재하지 않는 섬이야. 저기 멀리 있
군데만 덩그라니 떨어져 있어서 예상보다
나가 밖에서 자고 나보다 일찍 일어나 마
있었다. 아마 섬일 테지만 자세히 보이지
는 안개들이 육지나 섬으로 보이는 게 무
더 빨리 결정할 수 있었다.
치 함께 잔 척 했다는 것을. 처음엔 착각이
않았지만 무엇이라고 말 할 수 없어 그 것
제거든. 옛날 뱃사람들 중에선 그게 진짜
라고, 내가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을 보고만 있었다.
섬인 줄 알고 가다가 죽은 사람들도 있다
람들 사이에서 덩그러니 서 섬을 보고 있
었다. 아니, 그 사람들을 보고 있었는지도
“이 방이에요.”
무서웠지만 동시에 알고 싶었었다. 결과는
“감사합니다.”
고 하더라고. ”
솔직히는 믿기 싫었을 뿐이었지만. 진실이
“아가씨 재수 좋네요.”
선장님은 다시금 웃으시더니 이윽고 자세
히 말을 해 주셨고, 난 선장님의 말을 듣
그날 밤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바다
만 보게 하기엔 충분했지만. 뭐, 주인아주
선장실에서 나오는 서글서글한 인상의 중
자 순간 왠지 모를 소름과 울컥이는 감정
푸근한 인상의 주인아주머니가 안내해준
머니께 부탁해서 새벽낚시를 하러가는 사
년 남자가 나에게 말했고 난 무슨 소리지
에 숨을 쉬지 못했다. 팔이 파르라니 떨렸
방은 혼자 있을 것치고는 무척 넓었고, 커
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갈 수 있게 됐으
라는 표정으로 그 남자를 봤다.
고 선체에 몸을 기댄 채 바다를 보며 다시
다랗게 터진 창밖을 쳐다보면 새파랗다 못
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갈 수 있게 됐으
“아 맞아. 내가 배의 선장이니까 그냥 선장
그 무제가 있었던 자리를 되짚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