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 ISSUE 04 MISTAKE 실수 | Page 16

시 이은행 할아버지 죄송해요 아니야, 우리 할아버지가 아니야 말했던 내 사춘기가 가슴에서 철썩 때린다 진도에서 갯벌내음과 파도소리를 죄책감이 집게발처럼 나를 쿡쿡 아프게 한다 품고 할아버지께서 올라오셨다 이젠 곁에 안 계시는 할아버지 첫 손녀인 나를 무척이나 아꼈던 할아버지 보고픈 마음에 친구들과 놀고 있는 문방구로 나를 데리러 오신 할아버지 . ... . . * 바다 위 하얀 구름처럼 하늘로 걸어가버리셨나 용서를 빌고 싶은데 너희 할아버지야? 이젠 잘 해드릴 수 있는데 친구들의 비웃는 소리 왜 소중한 건 지나고 깨닫는 걸까 저 멀리서 갯벌냄새 발자국을 새기며 꿈속에서도 구부정한 허리로 걸어오시는 할아버지 밀물처럼 내게 밀려와 갯바위처럼 깡말라서 달빛처럼 웃고 가신다 나는 소라게처럼 숨고 또 숨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