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계
절의
자
동
눈
지수
민
학교를 마치고
지는 노을 사진 찍고 돌아오던 그 날
노을 빛깔처럼 새빨간 원통 안에 들어찬
작은 생명체의 검고 둥그런 눈동자를 보았다
붉게 달아오른 여름 매미 소리와
지는 노을과 함께 왔던 너는
잿빛 가라앉은 눈보라의 회오리와
뜨는 새벽 해와 함께 가 버렸다
눈동자가 제 빛을 잃고
삶의 시간이 떠나감을 느꼈음에도
나는 그저
네가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다만 나는
너를 잊지는 않았다
봄에서 여름으로
싱그러움을 더한 꽃 사이에서 웃고 있을 너를 잊지 않으려
너를 꽃에 담고
나의 깊은 마음 속에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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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io Stark |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