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감히
네가
하루를 마무리 하며
침대에 몸을 뉘이고 항상
생각한다. 아, 오늘도 열심히
달려왔구나. 이렇게 똑같은 하루가
지나는구나.
학생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매일매일은
다를게 없는 흑백필름의 반복같다. 매일
똑같이 숨가쁘고, 매일 똑같이 피곤하며
매일 똑같이 지루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하루속에서 내 삶의
이유를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
면 대학만을 바라보며 인생의 초기를 보내
도록 강요당하는 학생들에게 있어 삶은 팍
팍한 건빵을 물 없이 넘기는 것 마냥 답답
하기만하다. 그나마 이런 건빵 사이에 숨
어있는 별사탕같은 존재가, 내게 있어서는
“바쁜 일상”이다.
아마 당신은 고개를 갸우뚱거렸겠지. 바쁘
게 사는 게 나의 그 팍팍한 일상이 가진 무
의미함에 더불어 육체적 피로까지 불러일
으키지 않느냐고. 하지만 내가 말하는 별
사탕은 할 짓 없이 늘어져 있는 무료함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꽉찬 스케줄러를 보
고 한숨 한 번 내쉴지라도, 할일들 옆에 체
크 표시를 긋기위해 다시 힘을 내고 바쁘
게 두 다리와 두 손을 움직일 줄 아는 그
진취성과 역동적인 감각의 이끌림. 이것이
바로 내 별사탕의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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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울 것이 없고, 열정과 설레임으로 가득 찬
젊음을 흔히들 불꽃에 비유하곤 한다. 하지
만 안타깝게도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넘치
는 에너지, 불꽃이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에 못
지않은 젊은이들의 열정이 영원할 수만은 없
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길이 점점 사그라들
듯이, 젊은이들이 초기에 가졌던 꿈과 열정도
언젠가는 그 크기가 작아지고, 그 온도가 미지
근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처럼 신문에 단
골소재로 등장하는 “취업난”, “높은 대학의 문
턱”과 같은 기사들을 마주하는 그들의 불꽃은
도무지 점화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같은
삶을
산다고
하는가 ?
물론 나이가 듦에
따라 별사탕의 의미도
달라질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떤 이에게는 달콤한
휴식이, 어떤 이에게는 쇼핑이,
어떤 이에게는 연인과의 시간이
그들의 삶에 단비같은 존재일 것
이다. 만약 누군가가 이런 편하고,
상상만 해도 숨통이 타악 트이는
것들이 아니라 “바쁜 일상”을 별사탕
으로 삼는 이유를 내게 물어온다면 나는
주저없이 젊음이 그 이유라고 답하고 싶다.
참 그랬다. 넘치는 화력으로 앞서간 뒤 뒤를
돌아보았을 때 내 눈 앞을 가득채운 매캐한 먼
지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시꺼먼 재 뿐이
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노력해온건지, 어디
를 보며 이렇게 달려온건 지 멍하니 그자리에
앉아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