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09 SPARK | Page 88

달빛에 비는 소원 송정민 / 비문학 때때로 올해처럼 음력과 양력이 심하게 어긋나 버릴 때가 있다. 분명히 양력 새해는 두 달 전 이었는데, 음력으로 설날은 2월 말이고, 이제 3 월이어서 새학기가 시작할 때인데 음력으로는 아직 정월 대보름 (1월 15일)도 되지 않은 이 런 웃기지도 않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제주도 저기 구석에 자리잡인 시골에 사는 나 에게는 양력 새해보다는 음력 정월 대보름이 더 피부로 다가온다. 정월 대보름마다 근처 오 름들에서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억새 태우기 등 수많은 행사를 하기 때문이다. 매년 음력 1 월 15일경이면 곳곳에서 “새해를 맞이한다” 라 는 뜻을 지닌 각기 다른 플랭카드들이 여러 행 사를 광고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불꽃은 보낸다, 와는 거의 상반되는 의미를 하나 더 지닌다. 바로 재탄생이다. 불사조가 자기 자신 을 불살라서 다시 태어나듯이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너울대는 불꽃 속에 서 영생과 재탄생을 본다. 재탄생의 의 미를 지닌 정월 대보름의 놀이는 아마 쥐불놀이일 것이다. 통 속에 탈 만한 것 을 넣고 불을 붙여 뱅글뱅글 돌리는 이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