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에 비는 소원
송정민 / 비문학
때때로 올해처럼 음력과 양력이 심하게 어긋나
버릴 때가 있다. 분명히 양력 새해는 두 달 전
이었는데, 음력으로 설날은 2월 말이고, 이제 3
월이어서 새학기가 시작할 때인데 음력으로는
아직 정월 대보름 (1월 15일)도 되지 않은 이
런 웃기지도 않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제주도 저기 구석에 자리잡인 시골에 사는 나
에게는 양력 새해보다는 음력 정월 대보름이
더 피부로 다가온다. 정월 대보름마다 근처 오
름들에서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억새 태우기
등 수많은 행사를 하기 때문이다. 매년 음력 1
월 15일경이면 곳곳에서 “새해를 맞이한다” 라
는 뜻을 지닌 각기 다른 플랭카드들이 여러 행
사를 광고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불꽃은 보낸다, 와는
거의 상반되는 의미를 하나 더 지닌다.
바로 재탄생이다. 불사조가 자기 자신
을 불살라서 다시 태어나듯이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너울대는 불꽃 속에
서 영생과 재탄생을 본다. 재탄생의 의
미를 지닌 정월 대보름의 놀이는 아마
쥐불놀이일 것이다. 통 속에 탈 만한 것
을 넣고 불을 붙여 뱅글뱅글 돌리는 이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