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09 SPARK | Page 86

자기계발서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가 한국이란다. 우리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입식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이다. 지속 적인 평화로움은 권태로운 기만으로 취급 받기에, 우리는 각자의 삶에 있어서 정체 를 용납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으로의 승 격 혹은 의도치 않은 추락만이 존재하는 세계에는 가파른 사선만이 존재할 뿐, 곧 게 뻗은 안정적인 수평선은 보이지 않는 다. 우리는 그 사선에 두 발 붙이고 서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애쓴다. 그 사선이 왜 만들어졌고, 누가 만들었으며, 왜 그 사선 위에서 고통 받아야 하는지 굳이 묻지 않 으면서. 불 속 에 각자가 살아가는 치열한 삶이 그 노력에 비례하는 열을 내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 사회는 그 에너지로 과열되어 뜨거워질 것 이다. 하지만 이 불같은 뜨거움에는 환한 빛을 내는 불꽃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모 두가 자신이 가진 열을 최대한 방출하며 힘들어 지쳐 쓰러지면서도, 그냥 살고 있 다. 원래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서 말이다. 그런 이데올로기를 마음 깊숙 이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우리의 뜨거움은 아름다운 빛일 수 없다. 순응하고 무뎌진 정신으로 추구하는 야망은 순수한 정신이 갈구하는 가치와는 비교될 수 없다. 꽃 이 없 다. 윤소영 | 비문학 우리의 뜨거움은 아름내운 빛을 내지 않고 있다. 우리는 비록 자유가 법으로 보장되는 시 대에 살고 있지만, 사회 구조의 자율성 이 면에는 사회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는 폭 력적인 강제성이 숨어 있다. 경쟁에 불을 붙이고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과정은 본 질적으로 불안과 불균형, 절박함을 내재할 수밖에 없다. 조금만 뒤쳐져도 패자가 되 기에, 피곤하다고 멈춰서도 안 되고, 아무 리 달려도 제자리라 해도 계속 달려야 한 다. 노력은 언제나 개인의 몫이지만, 세상 의 강요가 그럴 수밖에 없이 만든다면 과 연 그 노력은 아름다운가. 왜 우리는 삶의 목적으로 행복이라는 가치 를 논하면서 그 과정에서의 정신적 폭력은 정당화시키는 것일까.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 서 살아남아야 하고, 기회가 오면 지나치지 않고 잡아 올라타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 이 개인의 목적을 달성하는 그 순간 과연 없 어질까. 인간으로서의 본질적 소망, 그러니깐 정말 내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본질적 욕망과 단지 먹고 살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생존 그 자체를 소망해야 하는 것이 완 전히 분열되고, 그래서 이제는 생존 그 자체 에 대한 소망에만 몰입하게 된 거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 이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그 일을 위해 자신 을 끊임없이 혹사시키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내가 살고 싶은 방식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방식이 전혀 다른 것, 내 영혼과 내 손발 의 움직임이 전혀 다른 것, 바로 이런 모습을 우리는 지금 강요받고 있다. 그런 이데올로기 에 노예가 되고 있음을 자각하고, 저항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 저항의 불꽃이 생겨나 무엇 인가를 추구하고자 할 때는 그것이 사회로부 터 시작된 것이 아닌 당신의 순수한 정신에 서 시작된 것이기를 바래본다. * 배경 출처 SBS 9시 뉴스 * 배경 해제 일산 킨텍스 이랜드 취업고사 중 수리영역 시간에 취업 준비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