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가
한국이란다. 우리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입식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이다. 지속
적인 평화로움은 권태로운 기만으로 취급
받기에, 우리는 각자의 삶에 있어서 정체
를 용납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으로의 승
격 혹은 의도치 않은 추락만이 존재하는
세계에는 가파른 사선만이 존재할 뿐, 곧
게 뻗은 안정적인 수평선은 보이지 않는
다. 우리는 그 사선에 두 발 붙이고 서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애쓴다. 그 사선이 왜
만들어졌고, 누가 만들었으며, 왜 그 사선
위에서 고통 받아야 하는지 굳이 묻지 않
으면서.
불
속
에
각자가 살아가는 치열한 삶이 그 노력에
비례하는 열을 내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
사회는 그 에너지로 과열되어 뜨거워질 것
이다. 하지만 이 불같은 뜨거움에는 환한
빛을 내는 불꽃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모
두가 자신이 가진 열을 최대한 방출하며
힘들어 지쳐 쓰러지면서도, 그냥 살고 있
다. 원래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서 말이다. 그런 이데올로기를 마음 깊숙
이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우리의 뜨거움은
아름다운 빛일 수 없다. 순응하고 무뎌진
정신으로 추구하는 야망은 순수한 정신이
갈구하는 가치와는 비교될 수 없다.
꽃
이
없
다.
윤소영 | 비문학
우리의 뜨거움은
아름내운 빛을 내지 않고 있다.
우리는 비록 자유가 법으로 보장되는 시
대에 살고 있지만, 사회 구조의 자율성 이
면에는 사회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는 폭
력적인 강제성이 숨어 있다. 경쟁에 불을
붙이고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과정은 본
질적으로 불안과 불균형, 절박함을 내재할
수밖에 없다. 조금만 뒤쳐져도 패자가 되
기에, 피곤하다고 멈춰서도 안 되고, 아무
리 달려도 제자리라 해도 계속 달려야 한
다. 노력은 언제나 개인의 몫이지만, 세상
의 강요가 그럴 수밖에 없이 만든다면 과
연 그 노력은 아름다운가.
왜 우리는 삶의 목적으로 행복이라는 가치
를 논하면서 그 과정에서의 정신적 폭력은
정당화시키는 것일까.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
서 살아남아야 하고, 기회가 오면 지나치지
않고 잡아 올라타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
이 개인의 목적을 달성하는 그 순간 과연 없
어질까. 인간으로서의 본질적 소망, 그러니깐
정말 내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본질적
욕망과 단지 먹고 살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생존 그 자체를 소망해야 하는 것이 완
전히 분열되고, 그래서 이제는 생존 그 자체
에 대한 소망에만 몰입하게 된 거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
이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그 일을 위해 자신
을 끊임없이 혹사시키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내가 살고 싶은 방식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방식이 전혀 다른 것, 내 영혼과 내 손발
의 움직임이 전혀 다른 것, 바로 이런 모습을
우리는 지금 강요받고 있다. 그런 이데올로기
에 노예가 되고 있음을 자각하고, 저항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 저항의 불꽃이 생겨나 무엇
인가를 추구하고자 할 때는 그것이 사회로부
터 시작된 것이 아닌 당신의 순수한 정신에
서 시작된 것이기를 바래본다.
* 배경 출처
SBS 9시 뉴스
* 배경 해제
일산 킨텍스 이랜드 취업고사 중
수리영역 시간에 취업 준비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