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류작
亞流作
아우성
이명우 |시
이명우 |시
창밖에 뱁새도 시국을 염려하여 지저귀는데
가을이 남은 구세군 냄비,
딸랑이는 종소리도 다 남을 위함인데
내 밥그릇 챙기는 시팔이는 변함이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나, 시한부, 홀몸으로 떳떳하려면
여태의 아류작, 그 비겁한 외침들을 모아 모아
타오르는 욕망들, 타오르는
불꽃 속에 던져 버리자
활화르 타올라라 거짓이여
만취한 술꾼들의 콧노래도
못된 위선자들의 아집들도
가난한 시인의 단말마도…
불 꺼진 방안에 모연히 앉아
타고 남은 재 쓸쓸히 쳐다보면
불꽃, 아아, 다시 피어오른다
거짓말처럼 피어오르는, 거짓말처럼,
나는 불꽃을 살려내고야 말았다
나는 다시 내 빈 밥그릇과
화(火)와 화(化), 그 사이 어딘가를 바라보며
남은 잉크로 부른 배를 채운다
변한 것이 없구나, 다만 내 맘속에 거짓 없을 뿐,
이 시는 아류작,
그대, 다만 내내 타오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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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
돼지들아, 뛰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