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09 SPARK | Page 84

아류작 亞流作 아우성 이명우 |시 이명우 |시 창밖에 뱁새도 시국을 염려하여 지저귀는데 가을이 남은 구세군 냄비, 딸랑이는 종소리도 다 남을 위함인데 내 밥그릇 챙기는 시팔이는 변함이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나, 시한부, 홀몸으로 떳떳하려면 여태의 아류작, 그 비겁한 외침들을 모아 모아 타오르는 욕망들, 타오르는 불꽃 속에 던져 버리자 활화르 타올라라 거짓이여 만취한 술꾼들의 콧노래도 못된 위선자들의 아집들도 가난한 시인의 단말마도… 불 꺼진 방안에 모연히 앉아 타고 남은 재 쓸쓸히 쳐다보면 불꽃, 아아, 다시 피어오른다 거짓말처럼 피어오르는, 거짓말처럼, 나는 불꽃을 살려내고야 말았다 나는 다시 내 빈 밥그릇과 화(火)와 화(化), 그 사이 어딘가를 바라보며 남은 잉크로 부른 배를 채운다 변한 것이 없구나, 다만 내 맘속에 거짓 없을 뿐, 이 시는 아류작, 그대, 다만 내내 타오르소서… 82 신은 죽었다! 돼지들아, 뛰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