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놀아
볼까
Li
Na
K
R :255
G :64
B :75
R :255
G :218
B :4
R :153
G :119
B : 222
차예은 | 단편소설
“자, 오늘은 비금속 원소에 대해 배울 거야, 모두 저번 시간에 외워
서 알지? 그래, 맞았어. 내가 리, 나, 칼, 루, 세, 이렇게 외우랬지?
그럼 오늘 배울 건 불꽃반응이라는 거야.”
한 중학교의 과학교사가 화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반 중간
정도에 앉은, ‘원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년이 눈을 똘망똘망
뜬 채로 선생의 손짓과 목소리를 따라 눈짓을 달리했다.
“…그래서 빨간 불꽃은 리튬, 노랑은 나트륨, 보라는 칼륨인 거야.
쉽게 ‘빨리노나보카’, 즉 ‘빨리 놀아 볼까’라고 외우도록 해.”
아이들이 재치 있는 암기법에 까르륵 웃음을 터뜨렸다. 허나 그
중 오직 원상만이, 그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빨리 놀아 볼까.’라는
암기법을 마법의 주문 마냥 중얼중얼 외우고 있었다.
도시 외곽에서 사는 원상에게는, ‘밝은 밤’이라는 것은 미지의 세
계였다.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그를 뒤로 한 채 ‘밝은 밤’으로 떠
나버린 엄마 때문인지, 그는 ‘밝은 밤’이라는 세계가 궁금했다. 그
중에서도 밤하늘을 수놓는, 도시 저 편에서 보이는 불꽃놀이라는 것
은 그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오색찬란한 불꽃들이, 이름
그대로 꽃처럼 밤하늘 속 광활한 어둔 들판을 수놓았으며-수놓았다
기보다는 피어나는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