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Lines Issue 09 SPARK | Page 12

초신성의 외침 태양의 외침 12 아, 안녕하세요. 에, 제가 나이 더 많으니까 말 놓죠, 뭐. 응, 안녕. 너도 안녕 이라고? 반가워. 근데 너는 나 처음 본다며? …그렇지. 그래, 이해해. 나도 너 처음이니까. 여기 있는 건 모두 내 친구들이야. 입고 있는 게 비슷해서 눈치 챘다고? 아, 빨 간색? 이런, 원래는 이게 아니었는데. 맞아, 이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 원 래 파란색이었어. 여기 친구들이 좀 불편해하는데, 우리 자리 옮겨서 얘기할래? 편하지? 다들 나이가 있어서 고집이 세서 그래. 저기 어린 애들도 안 그런 것 은 아닌데. 나? 나는 어느 정도냐구? 대뜸 나이 묻기니. 밝히자면 내가 저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 호칭을 뭐로 부를까 묻는 거냐, 지금? 너 내가 노인네로 보 이냐? 아, 입고 있는 거 보면 완전 노인네라고…. 아냐, 그냥 전처럼 편하게 대 해 줘. 나는 너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기는 싫거든. 여기가 좋을 것 같다. 나는 여기서 좀 쉴게. 너도 여기 있고 싶다고? 안돼, 너는 여기 있지 마. 어디, 너 옷 좀 보자. ……그래, 목도리가 예쁘구나. 네 키만 한 게 참 아름다워. 푸른색을 띠는구나.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지? 조금 거무스름한 데, 내가 닦아줄게. 예쁘구나. 근데 네 얼굴에 묻은 거무스름한 것들은 잘 안 지워지는구나. 어딘 가에 오래 그을린 모양이야. 그래, 이번에는 어디로 여행가는 거니? …아, 거기, 나도 들은 적이 있단다. 응, 우리랑은 멀리 있고, 여기가 아무리 넓어도 우리는 다 들을 수 있거든. 그래, 거기 아름답지. 그렇구나, 거기서 정착할 예정이구나. 나도 같이 가자고? 아니야, 너만 가렴. 나는 너무 늙었어, 너도 알잖니. 시간이 다 된 모양이구나. 어서 가렴. 그리고…. 붉고 큰 별을 만나거든 정말 아름답다 고 전해주려무나. …점점 속이 더부룩해진다. 아, 아, 아. 지금 돌이켜보니 나는 평생 눈에 띈 적 이 없구나. 그래, 이건 더부룩한 게 아니야. 이건 내가 없어진다는 뜻이구나. 괜히 웃음이 나온다. 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불타올라도 나는 괜찮아. 비록, 오랜 세월이 지나 밝혀지더라도, 오랜 세월이 지나 눈에 띄더라도, 아니면 정말 사라지더라도. 나는 괜찮아. 그래도 가장 아름다웠을 테니. 결국, 스스로 사라져버리셨군요.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