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exhibition, Pale Blue Dot 2018palebluedot | Page 274

hwang ji min 황지민 [email protected] 010 7160 3581 내구성, (보여주기 위한) 디스플레이 ‘효율적 연출’은 그 자체로 허구를 내포한다. 예컨대 무대 위 얄팍한 벽으로 만들어진 무대장치는 형식적으로 3차원의 공간을 설명한다. 이러한 구조물들은 우리에게 익숙함을 바탕으로 아폴론적 몰입의 기회를 주지만, 디오니소스에 의해 매 시각 몰입이 방해되곤 한다. 나는 여기서 ‘일회용품의 미학’을 도출시키고자 한다. 내구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표면적 구조는 오리지널리티 자체를 부정하며 그 목적인 실용성조차도 획득하지 못할 때가 있다. 잘 꾸며진 모델하우스를 볼 때면 우리는 갓 표면이 마른 듯 급조된 구조들 속에서 ‘새 것’이라는 것에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어느 하나 인간의 삶과 닿아있지 않은 ‘배려의 결여’를 발견하고 경탄과 회의를 반복하게 된다. 이렇듯 일회성을 지니는 디스플레이만을 위한 것들은 냉소적이지만 그 어떠한 배려조차 요구되지 않기에 더욱 떳떳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이 위풍당당함 때문인지 다른 이유일지 모르겠지만 보다 더 가상적이고 피상적인 것에서 편안함을 찾게 된 우리는 산재해 있는 일회용품들 사이에서 원본과 복제의 개념조차 잃고 그저 최후의 가시적 표면을 인식 할 뿐이며 그것은 입체적이지도 평면적이지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