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exhibition, Pale Blue Dot 2018palebluedot | Page 122

yoo seung hee 유승희 [email protected] 새는 물질적 실체가 없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흔하게 사용된다. 국가의 상징으로서 보이지 않는 의미를 덧입고, 민담 속에서 인격을 얻는다. 까치는 우리나라의 국조로서 행복한 소식을 가져오고 비둘기는 하얀 날개를 펼치며 평화를 선포한다. 황새는 굴뚝을 통해 아기를 물어오며 두루미는 구름 같은 신선의 발이 된다. 천 마리의 종이학은 행운을 가져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징은 변한다. 현재 까치는 유해조류로 분류된 수렵의 대상이다. 비둘기는 날지 않고 광장에서 강냉이를 주워 먹는다. 우아한 새로 정평이 난 두루미의 춤과 울음소리는 우악스럽다. 이제 우리는 종이학을 접지 않는다. 과거의 우리가 손에 잡히지 않는 대상을 설명하기 위해 가져온 많은 상징은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 오래된 상징에 기대어 쉽게 내뱉는 묘사를 경계해야 한다. 눈 앞의 존재를 관찰해야 한다. 비유는 조심스럽고, 말은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