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exhibition, Pale Blue Dot 2018palebluedot | Page 10

겸손하기 조심하기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졸업전시를 앞둔 학생들의 눈빛에서 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시간일 지라도 졸업전시 일정이 가까워지는 그들에게는 매우 촉박한 순간이었을 겁니다. 작업 계획을 설립하고, 재료와 매체를 준비하고, 행위를 통해 작업을 완성을 하든, 진행된 작업을 보면서 자기의 생각을 사후에 정리하든지 간에 그 무엇도 더 중요하진 않습니다. 다만 자기의 작업 과정이 얼마나 진지했으며 본인과 주변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의 갈 길은 다를 수 있습니다. 나와 대면하는 타인의 존재가 후기구조주의 이후로 너무 많은 갈래로 나누어져 있어 나와 대응하는 어떤 타자에게 초점을 맞춰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그랬고 선배나 후배도 말해왔듯이 지금이야말로 더 불확실한 사회입니다. 미래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졸업전시를 앞둔 작가들은 특화된 타인의 존재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가며 작업을 통한 자기표출이라는 4년의 과정을 각자가 단련하고 키워왔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훈육한 4년을 돌아보면 그저 시간이 속절없이 지난듯하지만 그 과정의 기록들이 지금여기 이 작품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달라 졸업 작품들도 매체와 내용과 표현 방식이 다 다릅니다. 굳이 이들을 한자리에 묶을 수 있다면 동시대의 정신이라는 패러다임일 것입니다. 감상자인 우리는 각자의 방식대로 작가의 의도나 기법, 시대적 의미, 현대성, 소재의 층위, 기술의 완성도등을 따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반영된 그들의 이해 불가한 패러다임 앞에 우리는 기성세대로서의 겸손함을 가집니다. 또한 졸업생들도 기성세대에게 조심성을 배워야합니다. 서로를 대면하게 되고 반영하는 거울이 여기 있습니다. 사실상로서 처음으로 보는 시각, 청각, 후각의 장이 펼쳐지는 졸업전시 앞에서 서로 다른 졸업전시작가 각자가 구축한 경계와 사이에 무한한 애정과 존경을 보냅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과장 권여현 8